한국Y, 38년 만에 목적문 개정… ‘예수·생명·평화·통일’ 추가

입력 2014-06-23 02:42
한국Y 회원들이 지난 20일 경북 경주 교원드림센터 대강당에서 열린 제42차 전국대회 100주년 감사예배에 참석해 김경호 들꽃향린교회 목사의 설교를 듣고 있다.
한국YMCA(한국Y)의 ‘사명 실천문’인 Y목적문이 1976년 제정 이후 38년 만에 처음으로 개정됐다. ‘예수’ ‘복음’ ‘통일’ 등의 단어를 새로 포함시켜 기독교적 정체성을 강화하고 시대적 책임과 과제를 강조했다.

한국Y전국연맹은 21일 경북 경주 보문로 교원드림센터에서 제42차 전국대회 및 총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한국Y 목적문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 내용(표 참조)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예수’가 추가됐다는 점이다. 한국Y 목적과사업위원장 장윤재 이화여대 교수는 “‘예수’는 ‘역사의 예수’를 의미한다”면서 “이는 한국Y가 ‘신앙의 그리스도’를 믿을 뿐 아니라 역사의 예수를 따라 그의 제자로 살겠다는 강력한 신앙적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더 명확하게 하기 위해 ‘그리스도의 뒤를 따라’라는 문구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삶에 따라’라는 문구로 구체화됐다.

‘생명’과 ‘평화’ ‘민족의 통일’을 포함한 단어와 문구도 추가됐다. 최근 기독교를 포함한 시민사회의 활동 방향, 한국이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점 등 지역·국가, 나아가 국제사회 속에서 Y가 추구해야 할 가치를 담아낸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목적문 마지막 문장의 ‘하느님’이란 표현은 기존대로 유지됐다. 지난해 발표된 1차 개정안에서는 ‘하나님/하느님’으로 병기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현재 개신교인들이 ‘하나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 등이 고려된 것이다. 하지만 개신교인뿐 아니라 타 종교인, 무종교인까지 포용하는 개방성과 에큐메니컬(교회일치·연합) 전통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면서 기존 명칭을 고수키로 했다.

2년 가까이 이어진 목적문 개정 작업을 이끌어온 장 교수는 “Y의 목적문이 제정된 지 40년 가까이 지난 오늘의 상황 속에서 새로운 시대적 요청과 과제를 반영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면서 “새 목적문은 1차적으로 세계Y연맹의 목적문인 ‘파리선언’의 신학적 틀을 유지하면서 향후 한국Y가 추구해야 할 가치와 방향을 담아냈다”고 말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안재웅 이사장 후임으로 한국Y 부이사장인 이신호(64·김천 한일교회) 목사가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이 신임 이사장은 “전국 65개 지역Y를 아우르며 소통하는 연맹기구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진행된 전국대회에서 한국Y는 국제봉사조직인 국제와이즈멘(Y’S MEN) 한국지부와 ‘학교폭력예방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 기관은 향후 2년 동안 국내 주요 지역 교육청과 MOU 등을 맺고 학교폭력 실태 조사 및 평화교육, 캠페인 등을 펼친다. 한국Y는 올해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YMCA 회원의 날’을 제정키로 했다.

경주=글·사진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