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P 총기 난사] 소총·수류탄으로 무장한 채 극도의 긴장감 속 근무

21일 동부전선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GOP’(General Out Post·최전방 일반소초)는 남방한계선 이남에서 적의 동태를 살펴 우리 주력부대를 적으로부터 방호하는 초소다.

군사분계선(MDL)과 남방한계선 사이 비무장지대 내에서 북한 초소를 24시간 감시하는 ‘GP’(Guard Post·최전방 관측소초)와 다르다. 일반적으로 GOP는 GP의 후방에 있다.

GOP는 주야간 근무 시 높은 곳에서 경계할 수 있게 한 1·2층 구조의 관망대와 통상 단위거리당 4개 정도 설치된 경계초소, 주야간 근무자들이 쉬는 대기초소, 초병들이 거주하고 탄약 등을 보관하는 소초(생활관) 등으로 이뤄져 있다.

근무자는 소대 단위로 소초에서 생활한다. 일출 전과 일몰 전 모든 부대원은 철책 순찰에 투입됐다가 경계초소에 근무자들을 남겨두고 소초로 철수하는 근무 형태가 매일 반복된다. 그러나 대간첩 침투나 ‘진돗개 하나’ 등 비상 상황에는 전 부대원이 경계초소에 투입되기도 한다.

특히 전방 경계근무 특성상 ‘선조치 후보고’ 체계가 허용되는 등 고도의 작전수행 능력이 필요하다. 사수와 부사수 등 초병 상호간 신뢰가 강조되는 이유다.

초병들은 소총과 실탄, 수류탄 등으로 무장한 채 경계근무를 한다. 근무를 마친 초병들은 소초장 안내에 따라 소지했던 수류탄과 실탄을 상황실에 반납하고 빈 소총만 가지고 내무반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한다. 이처럼 초병은 항상 긴장감 속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병력배치 시 엄격한 신원 확인과 인성검사를 거친다.

GOP 경계부대도 6개월여마다 교체된다. 이때 인성검사에 ‘부적절’ 판정을 받은 병사는 GOP 경계부대 투입에서 제외된 채 후방에서 근무한다. GOP 근무 경험이 있는 한 전역자는 “사실상 고립무원의 한정된 공간에서 각종 화기를 소지한 채 근무하다 보면 정신적 스트레스와 긴장감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좁은 공간에서 낮과 밤이 바뀌는 불규칙한 근무와 극도의 긴장감이 총기 사건으로 이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