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넣었다 또 넘었다 전설이 되다… 클로제, 월드컵 최다골 타이

입력 2014-06-23 02:37

‘전차 군단’ 독일의 대표적인 골잡이 미로슬라프 클로제(36). 미로슬라프라는 이름처럼 그는 순수 독일 출신이 아니다. 클로제는 폴란드 출신의 이민자 2세다. 폴란드 오폴레에서 태어나 부모와 함께 8세 때인 1986년 독일로 이주했다.

폴란드 출신인 데다 독일어를 거의 하지 못했던 클로제는 동급생들에게 매일 놀림거리가 됐다고 한다. 외톨이 클로제는 설움을 축구로 해결하려 했다. 하지만 19세가 되도록 7부 리그팀인 블라우바흐 디델코프에서 뛰었다.

이를 보다 못한 가족은 그를 실업학교에 보냈고, 클로제는 목수가 됐다. 클로제는 오토 레하겔 감독 눈에 띄어 21세 때인 99년 카이저스라우테른에 입단, 꿈에 그리던 빅리그에 입성하게 된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그의 재능은 만개했지만 대표팀에 선발될 수는 없었다. 게르만 순혈주의를 고집하던 독일은 독일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사람만 국가대표가 될 수 있다는 규정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기적이 일어났다. 1990 이탈리아월드컵 우승 이후 2개 대회 내리 8강에서 탈락해 ‘녹슨 전차’란 오명을 뒤집어썼던 독일이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이 규정을 없앤 것이다.

월드컵에서 그의 활약은 대단했다. 한일월드컵에서 헤딩슛으로만 5골을 넣으며 득점 2위에 올랐고, 2006 독일월드컵에선 득점왕인 골든슈를 차지했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선 4골을 넣었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이 될 브라질월드컵. 클로제는 지난 17일(한국시간)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요아힘 뢰브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22일 가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 후반 24분 교체 출장했다.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이다 가나의 역습에 1-2로 패색이 짙어가던 시점에 뢰브 감독이 승부수를 던진 것이었다. 기대에 보답하듯 클로제는 경기장에 나온 지 2분 만인 후반 26분 동점골을 터뜨렸다. 특유의 공중회전 세리머니도 선보였다. 월드컵 본선 15번째 득점을 기록해 호나우두(브라질)가 보유한 월드컵 본선 최다 득점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또 독일이 결승에 진출하고 클로제가 전 경기에 나선다면 로타어 마테우스(독일)가 수립한 월드컵 최다 경기 출장(25경기)과 동률을 이루게 된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