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멍한 태도

입력 2014-06-23 02:16

인터넷에 올라온 글 중에 ‘학교 쉬는 시간 유형’이라는 게 있다.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보이는 모습들을 분류한 것이다. 동전을 책 위에 올려놓고 모두 뒤집은 사람이 다 가져가는 일명 ‘판치기’ 노름을 하는 도박꾼, 휴대전화 게임을 하는 폰게이머, 이리저리 다른 반을 돌아다니는 활보꾼, 친구의 숙제를 옮겨 적는 복사기, 자기 일을 않고 멍하게 있는 ‘멍 때리는 아이’ 등이다.

학교에서만 아이들이 멍하게 있는 것은 아니다. 교회 예배시간에도 그런 태도를 보인다. 특히 청소년 캠프를 하면 멍하게 있는 청소년들이 많다.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왔다’는 항의의 표시인 셈이다.

멍한 아이들이 있다면 얼빠진 어른들도 있다. 오늘 이 사회를 얼룩지게 만드는 사람들은 얼빠진 어른들이다. 싸이의 신곡 ‘행오버’는 한국 사회가 술독에 빠진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한국 문화 전체가 얼빠진 문화로 비칠 것 같다. 재미있게 살아야겠지만 그렇다고 얼빠진 사람을 정당화할 순 없다.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된 ‘얼빠진 남자’는 앙트와누 와드가 그렸다. 이탈리아 희극배우를 모델로 그렸다고 한다. 눈에 초점이 없고 초췌한 모습이다. 이런 멍함과 얼빠짐을 추방하려면 그리스도의 복음을 받아야 한다. 지혜와 계시의 영을 받아 하나님을 알게 되면 지혜와 총명이 회복된다. 이 땅에 그리스도의 계절이 더 푸르게 나타나 멍한 태도와 얼빠짐이 명철함으로 변화되기 바란다.

권순웅 목사(화성 주다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