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노멀보다 암울한 뉴 뉴트럴 시대… 기대수익 낮춰라”

입력 2014-06-21 02:40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저금리를 특징으로 하는 ‘뉴 노멀’(새로운 표준)시대를 넘어 ‘뉴 뉴트럴’(새로운 중립) 시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높은 투자수익률에 대한 기대는 접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주식 투자수익이 연평균 8∼12%에 달하던 시대는 지나갔다”면서 “현 시점에서 투자자들은 3%대 실질수익에 만족해야 한다”고 19일 전했다. 고성장·고수익의 ‘올드 노멀’ 시절에는 10년 동안 1000달러를 투자하면 2000달러를 쥘 수 있었지만 ‘뉴 노멀’ 시대에선 고작 1350달러를 챙기는 데 그친다는 것이 마켓워치의 진단이다.

2008년 금융위기 직후 ‘뉴 노멀’이란 용어를 널리 퍼뜨렸던 세계 최대 채권투자회사 핌코는 최근 ‘뉴 뉴트럴’이란 새로운 용어를 들고 나왔다. 중앙은행이 부양책을 펴도 실질적인 경제성장이 이뤄지지 않는, 기어가 중립 상태인 자동차처럼 앞으로 나가지도 뒤로 밀리지도 않는 상태라는 뜻이다. 뉴 노멀과 큰 차이는 없지만 좀 더 비관적인 느낌이 가미됐다. 핌코는 향후 수년간 미국의 명목 기준금리는 2%, 실질 기준금리는 0%에서 머물 것이며 채권과 주식 투자수익률도 각각 3%, 5%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현 상황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뜻의 ‘노 노멀(No Normal)’이란 용어도 나왔다. 이것 역시 뉴 노멀, 뉴 뉴트럴과 큰 차이는 없다.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 제프리 군드라흐는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과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때문에 안전자산 수요 증가, 저성장, 저인플레 등의 노 노멀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국들이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이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경기회복세가 미진하거나 통화정책 기조가 급변할 경우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우려다. 컨설팅업체 옥스퍼드 어낼리티카는 “신흥국 대부분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장기간 지속하고 있는데, 이는 중앙은행의 물가안정 달성에 대한 신뢰도를 저하시킬 뿐 아니라 향후 갑작스러운 시장심리 변화 시 적절한 대응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