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 속절없이 밀리며 1970선 밑으로 급락했다. 개인과 기관이 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의 매도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2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3.96포인트(1.20%) 떨어진 1968.07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197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달 12일(1964.94)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외국인은 장이 마감된 오후 3시 현재 4534억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의 일일 순매도 규모가 4000억원을 넘은 것은 3월 14일(4773억원)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 삼성생명, SK텔레콤, 현대중공업 등 시총 상위주를 집중적으로 내다 팔았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1.66% 하락하면서 사흘 연속 주가가 내려가 장중 한때 130만원을 밑돌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이날 주가는 3월 26일(128만5000원) 이후 최저가다. 올해 2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차도 원화 절상으로 수출 채산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돼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투자은행 JP모건이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바꾼 것도 외국인의 매도 심리를 부추겼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아베 정부가 법인세를 인하하는 등 공격적인 경기부양에 나선 것도 우리에겐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대증권 류용석 투자정보팀장은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JP모건이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한 것이 외국인의 매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며 “당분간 국내 증시는 실적 부진에 대한 트라우마를 안고 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스닥지수는 0.10포인트(0.02%) 내린 536.69를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9원 오른 1020.6원으로 하루 만에 1020원대를 회복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초저금리 기조 유지 방침으로 하락했던 원·달러 환율은 외국인의 주식 매도에 금세 반등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여의도 stock] 실적 우려에 “팔자”… 1970도 와르르
입력 2014-06-21 0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