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특수 야식 배달전문점 점검해 보니… 5곳 중 1곳 위생 상태 불량

입력 2014-06-21 02:41
유통기한이 70일이나 지난 어묵, 아무런 출처 표시가 없는 족발, 국산으로 둔갑한 미국산 쌀, 음식이 담긴 그릇 위에 버젓이 슬리퍼가 놓여 있는 주방….

월드컵 때마다 특수를 누리는 야식배달 전문음식점 106곳의 위생 상태를 점검한 결과 22곳에서 이 같은 문제가 드러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서울시와 함께 중대형 야식배달음식점과 식자재 공급업체를 조사해 음식점 17곳과 식자재 업체 5곳을 적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조사는 인터넷 광고와 주택가 홍보전단을 통해 파악한 ‘24시간 배달전문음식점’ 등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원산지를 속이고(7곳) 출처 불명 식재료를 사용한 업체(7곳), 유통기한이 경과한 제품(2곳)이나 포장 생닭을 개봉 후 출처 표시 없이 판매한 업체(3곳), 식품을 비위생적으로 보관·조리한 업체(3곳) 등이 적발됐다.

A업소에서 발견된 어묵은 유통기한이 71일, 햄은 44일이나 지난 제품이었다. 이 업소의 주방은 음식쓰레기와 온갖 잡동사니가 식재료와 뒤섞여 있었다. B업소 냉장고에 보관돼 있던 족발과 햄은 어디서 어떻게 생산된 것인지 아무런 표시가 없었고, C업소는 안내판에 국내산 쌀을 쓴다고 표시해 놓고 주방에선 미국산 쌀을 사용하고 있었다. D업소는 고객에게 전달할 음식소스가 담긴 플라스틱 통 위에 슬리퍼를 놓아뒀다.

식약처 관계자는 “한 업소는 주문전화번호와 음식 종류가 다른 20여종 홍보전단을 제작해 각각 전문음식을 취급하는 다른 업체인양 선전했지만 실제 조리와 배달은 한곳에서 하고 있었다”며 “사무실에 주문받는 전화를 25대나 갖춰놓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