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팔꿈치 과다사용 증후군

입력 2014-06-23 02:21 수정 2014-06-23 09:44
금정섭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
김모(54·주부)씨는 요즘 수시로 오른쪽 팔꿈치가 아파서 고민이다. 다친 적도 없는데 언제부턴지 오른쪽 팔꿈치가 아프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팔꿈치가 찌릿찌릿 자주 저려서 물건을 쥐거나 들 수조차 없을 정도였다. 원인 모를 통증은 동네 병원을 찾아 물리치료를 받아보고, 약을 먹어 봐도 누그러지지 않았다. 그래서 소위 ‘뼈 주사’라는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아봤지만 번번이 그 때뿐 곧 재발하기 일쑤였다.

김씨처럼 팔꿈치가 아파서 괴로운 주부들이 많다. 테니스나 골프를 즐기는 이들에게 많이 생긴다고 속칭 ‘테니스 엘보’ 또는 ‘골프 엘보’로 불리는 팔꿈치 과다사용 증후군이다.

팔꿈치에는 손목을 움직여 주는 근육이 안쪽과 바깥쪽으로 붙어있는데 힘줄 역할을 하는 이 근육이 외부 자극에 의해 부분적으로 찢어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팔꿈치 통증은 이 근육 손상 부위가 염증조직으로 바뀌었을 때부터 시작된다.

테니스 엘보는 라켓볼이나 테니스 같은 운동을 심하게 한 것이 원인이 될 수도 있지만, 대부분 병명과 달리 테니스와 큰 상관이 없는 30∼50대 주부들에게 많이 생긴다. 정확한 원인은 모른다.

팔꿈치 근육이 찢어져 손상된 부위는 일반 X-선 검사만으로는 찾기가 어렵다. 따라서 근·골격계 초음파 검사가 유용하게 쓰인다. 자기공명영상(MRI) 진단검사를 활용하면 더 정확하지만, 비용 부담이 큰 게 흠이다.

테니스 엘보가 왔을 땐 그 팔을 몇 주간 가능한 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팔꿈치에 생긴 염증이 덧나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다. 물리치료와 스테로이드 주사요법을 함부로 사용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 역시 조심해야 한다. 자칫 재발을 반복해 고질병으로 이어지기 쉬워서다. 팔꿈치 통증이 만성화됐을 때는 체외충격파 치료나 인대 강화 프롤로 주사요법이 필요하다. 스테로이드 주사제의 반복 사용은 부작용 위험이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이런 비(非)수술요법이 통하지 않을 때는 손상된 힘줄(인대)을 복원해주고, 염증 조직을 외과적 수술로 제거하는 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이 수술도 주사바늘 정도인 2∼3㎜ 굵기의 초소형 관절 내시경을 이용하면 큰 흉터 없이 가능하다.

금정섭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