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총리 후보자에게 집중됐던 박근혜정부 2기 개각인사 검증 공방이 다른 후보자들로 확대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문 후보자와 이병기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낙마 대상 3인방으로 지목하고 나섰다.
새정치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20일 국회 최고위원회에서 “국민과 국제사회에 도저히 통할 수 없는 총리, 국정원을 개악한다는 의구심을 주는 국정원장, 논문을 표절한 교육장관 후보자 등 세 분은 자격이 없다”고 단언했다. 김한길 공동대표는 “국무총리가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닌 이상한 나라가 되고 있다”며 “신속히 2기 내각을 전면 재구성하라”고 촉구했다.
이 후보자는 2002년 차떼기 사건과 김대중정부 시절 북풍 공작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후보자는 논문 11건 표절 및 4건의 학문실적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됐다.
국정원장 후보자에게는 정치개입 의혹이, 교육수장에는 논문 표절 의혹이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새정치연합은 이를 부각시키며 거세게 밀어붙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문 후보자에 대해선 낙마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다만 다른 후보자들은 반드시 지키겠다는 기류다. 전선 확대를 최대한 막겠다는 의도다.
윤상현 사무총장은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이 후보자는 2002년 단순 정치자금 전달자 역할을 했다”면서 “과잉 정치공세이고 과잉 낙마공세”라고 비판했다. 윤 사무총장은 과거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처벌을 받았으나 공직에 등용됐던 이재정 경기교육감 당선자, 이상수 전 의원, 안희정 충남지사, 이광재 전 의원 등 야당 인사를 일일이 거론하기도 했다.
정홍원 총리는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고위공직자 검증 기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얼마나 되며 그런 사람이 있을 수 있나 싶다”며 “어느 정도 허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국민 눈높이를 낮춰주는 게 좋다는 바람”이라고 했다.
반면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대정부 질문에서 김 후보자의 제자 논문 표절 및 제자 연구비 가로채기 의혹 등에 관해 “잘못된 것”이라고 동조했다.
문 후보자의 거취는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밤 중앙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후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이 문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제출을 강행하느냐 혹은 지명을 철회하느냐에 따라 정국은 요동치게 된다. 흠결이 지적된 다른 장관 후보자에 대한 후속 조치도 주목된다.
정치권에서는 문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를 상정한 후임 총리 후보자 하마평까지 나오고 있다.
관료 출신 중에는 김성호·김승규 전 국가정보원장, 전윤철 전 감사원장, 한덕수 무역협회장 등이 거론된다. 학계에서는 이장무 전 서울대 총장, 정갑영 연세대 총장, 박재규 경남대 총장 등이 오르내린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 등 정치권 출신 인사들도 계속 거론되고 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野 “이병기·김명수도 낙마 대상” 문창극 넘어 전선 확대
입력 2014-06-21 0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