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한국시간) 한국이 알제리와 조별리그 H조 2차전을 치르는 곳은 브라질 남동부 해안 도시 포르투알레그리의 베이라히우 경기장이다.
앞서 러시아와의 1차전이 열렸던 쿠이아바는 브라질 내륙 도시로 매우 더운 편이었다. 6월 평균 기온이 30도에 달하는 열대 사바나 기후로 러시아전 당일에도 기온 26도, 습도 70%였다. 이에 비해 포르투알레그리는 브라질에서도 사계절이 뚜렷한 온대기후에 속한다. 늦가을에 해당하는 6월엔 평균 기온이 15∼16도로 다소 쌀쌀한 편이다. 알제리전이 열리는 23일 예상 기온은 최저 13도, 최고 22도로 쿠이아바보다 훨씬 낮다. 경기가 열리는 시각은 20도 전후가 될 것으로 예보됐다. 다만 해안가인 만큼 습도는 다소 높은 편이어서 6월 평균 습도가 80% 정도 된다.
이에 따라 알제리전은 러시아전과 달리 힘든 체력전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지는 않아 보인다. 대신 양 팀의 조직력과 선수들의 개인 기량 등 경기력 자체가 승부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쌀쌀한 기후에 어떤 팀이 더 잘 적응할지도 승부의 관건이 될 것임은 당연하다. 다행히 대표팀은 베이스캠프인 포스두이구아수의 최근 날씨가 포르투알레그리와 비슷해 미리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게다가 이동거리 역시 596㎞에 불과해 비행기로 1시간이면 충분한 만큼 부담도 적다.
브라질 남부에서 가장 규모가 큰 베이라히우 경기장은 1969년 완공된 유서 깊은 구장이다. 브라질 프로축구 리그 SC 인테르나시오날의 홈구장으로 경기장 건설 당시 팬들이 벽돌, 시멘트, 철골 등을 기부하는 등 애정을 듬뿍 받았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스탠드에 철골 지붕을 덮는 등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실시했다.
잔디 상태도 명문구단의 홈구장답게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나우보다 훨씬 좋다. 아레나 판타나우는 무더위 등으로 잔디 일부가 누렇게 타고 그라운드 곳곳이 움푹 파이는 등 '월드컵 레벨'이 아니었지만 베이라히우 경기장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다만 이곳의 월드컵 첫 경기였던 지난 16일 프랑스와 온두라스의 E조 조별리그 맞대결에서 경기 시작 전 오디오시스템이 갑자기 고장 나는 바람에 선수들은 자국의 국가를 듣지 못한 채 경기에 임해야 했다.
부담스러웠던 러시아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은 이곳에서 알제리를 잡아야만 16강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만약 한국이 조 2위로 16강에 오르면 7월 1일 G조 1위와 8강 진출을 놓고 이곳에서 다시 한 번 경기를 가지게 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알제리전 열리는 베이라히우 경기장은… 6월 평균 기온 15∼16도… 베이스캠프와 비슷
입력 2014-06-21 0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