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조별리그 2차전만큼이나 중요한 H조 경기가 23일(한국시간) 새벽 1시에 열린다. 바로 벨기에와 러시아의 경기다.
벨기에와 러시아는 한국 대 알제리 경기 직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인다. 이 경기 결과에 따라서 한국팀의 미래도 큰 영향을 받는다. 한국 입장에서는 벨기에가 이기는 게 최선의 시나리오다.
벨기에가 승점 6점을 확보해 16강 진출을 확정하고 한국을 3차전에서 만난다면 아무래도 주축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벨기에가 패한다면 한국전에 총력을 쏟아 부을 것이기에 우리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객관적인 전력은 벨기에가 앞선다. ‘황금세대’를 앞세운 벨기에는 H조 최강 전력을 넘어 브라질월드컵 최대 다크호스로 꼽힌다. 알제리와의 1차전에서는 기대만큼의 경기력을 선보이진 못했지만 12년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나쁘지 않은 출발이었다.
또 후반 교체 투입된 마루안 펠라이니와 드리스 메르턴스가 나란히 골을 넣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전급 선수들을 제외하고도 마르크 빌모츠 벨기에 감독이 전술적으로 활용할 카드가 많다는 의미다. 다만 주축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이 악재다. 에당 아자르는 발가락 타박상으로 정밀 검진을 받은 데 이어 뱅상 콤파니까지 허벅지 통증으로 팀 훈련에 불참했다. 아자르는 러시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콤파니는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한국전에서 공수 모두 아쉬움이 가득했던 러시아는 벨기에전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당초 기대를 모았던 알렉산드르 코코린은 원톱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투입된 베테랑 공격수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가 동점골을 넣는 등 좋은 움직임을 보여 벨기에전에서는 러시아 공격진의 변화가 예상된다. 러시아의 자랑이었던 견고한 수비는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누수가 생겼다. 바로 제2의 야신이라고까지 불렸던 골키퍼 이고르 아킨페예프가 한국전에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한 것이다. 그가 실책에 따른 좌절감을 얼마나 극복하고 경기에 나설지도 벨기에 대 러시아 경기의 주요 변수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따봉! 월드컵] ‘최강 전력’ 벨기에 VS ‘유럽 복병’ 러시아… “사생결단으로 16강행”
입력 2014-06-21 0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