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풀림

입력 2014-06-21 02:39 수정 2021-04-01 15:34

삼국지 최고의 스타는 제갈공명, 로마에서 스타는 한니발입니다. 이들의 진가를 다룬 책 ‘제갈량과 한니발 두 남자 이야기’를 보면 젊은 나이에 출사표를 던지고 중원을 주름잡은 공명, 알프스 빙하를 단 15일 만에 넘어 제국의 수도 로마를 들었다 놓은 한니발, 두 인물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들은 승자가 아닙니다. 현실에서는 패배자였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두 인물은 개인적인 힘으로 거대한 제국과 ‘맞짱’을 떴습니다. 그들은 국가의 크기가 아닌 인물의 크기로 싸웠습니다. 로마는 한니발을 무서워한 것이지, 카르타고를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위나라는 공명 개인을 두려워했지 촉한을 무서워하지 않았습니다.

한 사람, 한 인물이 그만큼 중요합니다. 누구를 만나느냐가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하나님은 살아 계신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만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있다면 있고, 없다면 없는 상상 속의 존재가 아닙니다. ‘너희는 나를 찾으라 나의 이름을 부르라’고 하셨습니다.

사도 요한은 예수에 대해 내가 직접 들었고, 직접 보았으며, 만져 보았다(요일 1:1)라고 고백합니다. 이것은 은유적 단어조합이나 비유법이 아닙니다. 지식적 동의가 아니라 생생한 경험입니다.

브라질월드컵에서 한국 첫 골은 이근호의 발끝에서 나왔습니다. 그는 포기를 모르는 남자입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최종 26인의 명단에서 3명을 탈락시켰는데, 그중 한 명이 이근호였습니다. 당연히 들어갈 줄 믿었던 이근호에게는 엄청난 실망감과 좌절이 찾아옵니다. 그러나 4년 동안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훈련한 그에게 기회가 다시 찾아옵니다. 세계가 보는 월드컵에서 보란 듯이 자신의 한을 풀어버립니다.

‘Once a quitter, always a quitter’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 번 포기한 사람은 언제나 포기한다는 말입니다. 누구나 막막한 상황에서 실수하고, 실패하고, 넘어질 수 있습니다. 그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진짜 부끄러운 일은 그 순간을 인내하지 못하고 포기해 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끝내기 전에는 끝난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문제를 만남의 기회, 재기의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예수를 만난 인생은 문제가 안 됩니다. 어떤 사람은 문제에 묶인 채로 삶을 마치지만, 어떤 사람은 문제를 통해 더 큰 하나님을 만납니다.

교회는 하나님을 만나는 곳입니다. 예수님은 마태, 마가, 누가, 요한복음의 글자 속에 갇혀 있는 분이 아닙니다. 그는 말씀으로 일곱 귀신 들린 창녀와 강도, 맹인, 한센병자, 삭개오, 12년, 38년의 묶인 인생들을 풀어주셨습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밑바닥을 치던 우리의 인생을 풀어주셨습니다.

“살면서 잃어버린 것을 회복할 수 있을까? 살면서 놓쳐버린 것을 회복할 수 있을까? 살면서 잘못된 것들을 회복할 수 있을까? 있다! 예수로 가능하다.”

세상살이가 녹록지 않습니다. 날벼락 같은 교통사고를 당한 인생, 부도난 인생, 갑자기 직장에서 잘린 인생, 선물을 기다리는 자녀에게 빈손으로 가야 하는 가장, 입사 원서만 70번째 쓰고 있는 억울한 청춘…. 현대인은 삶의 무게가 무겁습니다. 답답하고 갑갑하고 먹먹한 21세기 현대인들은 살아 계신 하나님을 만나야 합니다.

한별 목사 (서울대치순복음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