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친박근혜) 좌장인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7·14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당권 레이스에 불이 붙었다. 전대 최대변수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될 전망이다. 문 후보자 사퇴 여론이 확산되면서 현 여권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질 경우 비주류 주자들에게 힘이 실릴 수 있다. 반대로 벼랑 끝까지 몰린 박근혜정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친박 표가 결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권주자들의 反문 공세, 초재선·비주류 끌어안기?=새누리당 내에선 친박, 비박(비박근혜)을 불문하고 문창극 사퇴 불가피 기류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인사청문 절차를 통해 최소한 소명 기회는 줘야 한다는 당초 목소리는 이미 자취를 감췄다. 대신 문 후보자가 당에 부담을 주면서까지 버틴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퍼져 있다.
전대에 나선 주자들도 이런 당내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수평적인 당·청 관계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큰 만큼 청와대에 할 말은 하는 중진으로서의 모습을 부각시키려 하고 있다.
여권 내 반(反)문 공세에 물꼬를 텄던 서 의원에 이어 친박 핵심으로 꼽히는 홍문종 의원도 이 흐름에 가세했다. 홍 의원은 19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저희로서는 어떻게든 도와드리고 싶은데 민심이 뒷받침되지 않아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문 후보자가 잘 판단해서 결정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 여부도 변수로 남아 있다. 나 의원은 전대 출마와 7·30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도전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도지사 측은 전대 후보등록 마감인 다음 달 3일 이전에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대중적 인기를 가진 두 사람이 전대에 나올 경우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당 대표 1순위를 차지하는 김무성 의원 표를 상당부분 잠식할 가능성이 높다.
한 친박 의원은 “두 사람 모두 전대 출마는 일종의 성동격서(聲東擊西) 전략 아니겠느냐”며 “결국은 재보선 출마에 마음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청원 전대 출마 공식선언, 김무성 대구 민심 얻기=서 의원은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전대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회견 내내 여야 간 타협이 사라져버린 ‘여의도정치’ 복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본인이 그 적임자라고 주창했다. 이어 후보자 검증위원회를 설치하고 전과를 공개하자고 제안했다. 서 의원은 지난 15일 사석에서 당권 경쟁자인 김무성 의원의 알선수재 처벌 전력을 언급했었는데 이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홍문종·이인제 의원과 공동성명을 내고 “당 선관위가 합동연설회를 최소화하기로 결정한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정신을 망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 측은 “과거 합동연설회는 세 과시, 돈봉투, 줄세우기 등 고비용 정치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맞받아쳤다.
김 의원은 현 여권의 정치적 텃밭인 대구를 찾아 표심을 다졌다. 대구 방문은 신공항 유치 지역 선정을 놓고 사나워진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측면이 컸다. 김 의원은 서문시장을 찾아 “지난 6·4지방선거에서 부산이 어렵다고 해도 가덕도에서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퍽 잘못된 일이었다”고 사과했다. 이어 “신공항 문제에 정치권이 관여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불붙은 與 당권 레이스 ‘총리 후보자 문제’ 최대변수
입력 2014-06-20 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