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이사회가 법인 전환 이후 치러진 첫 총장 투표에서 최종 후보자로 성낙인(64·사진)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선출했다. 교수채용 비리와 국공립대 평준화 논란 등으로 서울대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는 터여서 새 총장의 역할에 대한 구성원들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대 이사회는 19일 회의를 열고 성 교수를 제26대 총장 최종 후보자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성 교수는 대학의 분권형 운영체계 및 대학 자치·학생상담학점제 도입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워 이사회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발전기금 모금과 자산관리를 담당할 재무부총장(CFO)직을 신설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기도 했다.
성 교수는 프랑스 파리2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한국법학교수회장을 비롯해 국회 공직자윤리위원장, 법무부 법교육연구위원장, 대통령자문 교육개혁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국립대학법인’ 서울대의 초대 총장 후보자이기도 한 성 교수는 2010년 직선제로 선출된 오연천 총장과 달리 간선제로 선출됐다. 2011년 법인화 전환 이후 이사회에서 총장 후보자를 선출하는 간선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25일 열린 교직원 정책평가에서는 오세정(61) 전 기초과학연구원장이 성 교수와 강태진(62) 전 공대학장, 김명환(60) 전 자연과학대학장, 조동성(65) 전 경영대학장 등 예비후보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었다. 성 교수는 강 전 학장과 함께 공동 2위에 그쳤지만 최종 3인 후보에 포함된 뒤 막판 역전극을 펼쳤다.
이날 이사회 투표는 이전에 진행됐던 정책평가 점수와 총장추천위원회의 평가 결과와 무관하게 원점에서 진행됐다. 성 교수는 재적이사 15명 중 과반인 8표를 얻어 최종 후보로 낙점됐다. 성 교수는 “법 전문가로서 서울대가 법인화 변화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기틀을 닦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신임 총장은 교육부 장관 제청과 대통령의 임명을 거쳐 다음 달 20일부터 4년간 총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법인화 이후 첫 간선제로 진행된 총장 투표에서 후보들은 3개월 동안 예비 평가전을 치르며 마지막까지 각축을 벌였다. 서울대 이사진은 지난 13일 후보자 심층 면접 이후 성 교수 쪽으로 표심이 움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진에는 오연천 총장을 포함해 변창구·임정기 부총장 등 현 총장단 교수들과 함께 나승일 교육부 차관과 이석준 기획재정부 제2차관 등 8명의 외부 인사가 포함됐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법인 서울대’ 첫 총장후보에 성낙인 교수
입력 2014-06-20 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