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8일(현지시간) 현재 월 450억 달러인 양적완화(QE) 규모를 다음 달부터 350억 달러로 100억 달러 추가 축소하기로 했다. 또 기준금리를 제로(0∼0.25%)에 가깝게 운용하는 초저금리 기조는 상당기간(for a considerable time) 이어가기로 했다.
하지만 미국이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예상보다 대폭 낮추면서 수출 주도의 국내 경제에도 먹구름이 끼게 됐다.
◇미 연준, 양적완화 추가 축소…초저금리 기조 유지=연준은 17∼18일 금융·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추가적인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결정했다. 양적완화 축소 결정은 벤 버냉키 전 의장이 주재한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재닛 옐런 의장이 의사봉을 잡은 3월 및 4월 FOMC 회의에 이어 다섯 번째다. 특히 상당기간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은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떨쳐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 경기·고용 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점을 들어 연준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지속할 것이라고 대체로 예상했다. 연준은 회의 직후 성명에서 “미국의 경제 활동은 연초 악천후에서 벗어나 반등하고 있다(rebounded)”고 진단했다.
하지만 옐런 의장은 “미 경제는 아직 연준의 도움 없이 지속적으로 강하게 성장할 만큼 건강하지 못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2008년 12월부터 이어온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연준도 성명에서 “여러 요인을 평가할 때 현 추세라면 채권 매입을 끝내고서도 상당기간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10월쯤 연준의 경기 부양 프로그램이 완전히 종료되고 내년 중반 이후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FOMC 위원들도 평균적으로 미국의 기준금리가 내년 말에는 연 1.13%로 상승하고 2016년 말에는 연 2.5%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성장 둔화…한국 경제 먹구름=연준은 이날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3월에 제시한 2.8∼3.0%에서 2.1∼2.3%로 하향 조정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한파 등 악천후로 인해 뒷걸음질(-1.0%)한 점을 반영한 것이지만 0.7% 포인트나 내렸다는 것은 경제 회복에 이상 조짐으로 받아들일 만하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2.0%로 대폭 낮췄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올해 초 세계 경제전망에서 신흥국의 경제성장은 부진하고 유럽과 중국, 일본 역시 경기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미국이 글로벌 경제성장을 견인할 모멘텀(추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미 연준의 경제전망치는 이 같은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어서 실물경기 회복 지연 우려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경기부양 정책은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압박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창현 금융연구원장은 “국내 경기 부양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최 후보자의 어깨가 무거워졌다”며 “한은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美 연준, 초저금리 기조 계속 유지한다
입력 2014-06-20 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