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다친 새 생명을 위하여

입력 2014-06-20 02:24
전병일 대우인터내셔널 사장(가운데)과 직원들이 18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본사 12층 대회의실에서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기들에게 전할 선물상자를 만들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 제공
선물상자에는 로션 물티슈와 함께 직원들이 쓴 편지와 직접 바느질한 손싸개가 담겼다. 대우인터내셔널 제공
“씩씩하게, 뚜벅뚜벅 잘 커 나가길 빌어줄게요. 사랑 많이 주는 애기님 되세요.”

대우인터내셔널 조은아 사원은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기를 위한 선물상자에 이런 내용의 편지를 넣었다. 선물상자에는 아기용 로션과 물티슈 치발기 등 아기 용품이 들어있다. 회사 직원들이 한땀 한땀 바느질을 해 만든 손싸개도 담겼다. 직원들은 아기가 건강하게 잘 자라길 바라며 손으로 편지도 썼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신생아가 편지를 읽을 수 없겠지만 ‘너희의 생명은 소중하다’는 걸 말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기들의 새로운 삶을 조금이나마 돕기 위해 ‘베이비 리본 상자’ 140개를 만들었다고 19일 밝혔다.

‘베이비 리본 상자’란 이름에는 선물을 포장할 때 쓰이는 리본뿐 아니라 ‘새로 태어났다(re-born)’는 뜻도 있다. 선물상자는 아동복지기관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통해 서울·경기 지역 아동센터 7곳의 24개월 미만 영·유아 100여명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전병일 대우인터내셔널 사장과 임직원 200여명이 선물상자 제작에 참여했다. 전 사장은 “아기들이 세상에서 또 한번 버림받지 않도록 생명의 고귀함을 상기하고 사내 나눔 문화의 폭을 넓게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