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與 당권 레이스 ‘문창극 사퇴 여부’ 최대변수

입력 2014-06-20 02:10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7·14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강희청 기자
7·14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왼쪽)이 19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박(친박근혜) 좌장인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7·14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당권 레이스에 불이 붙었다.

전대 최대변수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될 전망이다. 문 후보자 사퇴 여론이 확산되면서 현 여권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질 경우 비주류 주자들에게 힘이 실릴 수 있다. 반대로 벼랑 끝까지 몰린 박근혜정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친박 표가 결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권주자들의 反문 공세, 초재선·비주류 끌어안기?=새누리당 내에선 친박, 비박(비박근혜)을 불문하고 문창극 사퇴 불가피 기류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인사청문 절차를 통해 최소한 소명 기회는 줘야 한다는 당초 목소리는 이미 자취를 감췄다. 대신 문 후보자가 당에 부담을 주면서까지 버틴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퍼져 있다.

전대에 나선 주자들도 이런 당내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수평적인 당·청 관계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큰 만큼 청와대에 할 말은 하는 중진으로서의 모습을 부각시키려 하고 있다.

여권 내 반(反)문 공세에 물꼬를 텄던 서 의원에 이어 친박 핵심으로 꼽히는 홍문종 의원도 이 흐름에 가세했다. 홍 의원은 19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저희로서는 어떻게든 도와드리고 싶은데 민심이 뒷받침되지 않아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문 후보자가 잘 판단해서 결정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나경원 전 의원의 전대 출마 여부도 변수로 남아 있다.

나 의원은 정치무대 복귀를 더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전대 출마와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도전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도지사 측은 전대 후보등록 마감인 다음 달 3일 이전에 거취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대중적 인기를 가진 두 사람이 전대에 나올 경우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당 대표 1순위를 차지하는 김무성 의원 표를 상당부분 잠식할 가능성이 높다.

한 친박 의원은 “두 사람 모두 전대 출마는 일종의 성동격서(聲東擊西) 전략 아니겠느냐”며 “결국은 7·30재보선 출마에 마음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청원 전대 출마 공식선언, 김무성 대구 민심 얻기=서 의원은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전대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국민의 뜻을 받아 국정을 주도하고 무한 책임을 지는 책임정당의 책임대표가 되겠다”고 했다. 그는 “당·청 관계는 당이 주도하는 수평적 긴장관계가 돼야 한다”면서 정례적 당·청 협의체, 당·정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서 의원은 회견 내내 여야 간 타협이 사라져버린 ‘여의도정치’ 복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본인이 그 적임자라고 주창했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김 의원은 현 여권의 정치적 텃밭인 대구를 찾아 표심을 다졌다.

대구 방문은 신공항 유치 지역 선정을 놓고 사나워진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측면이 컸다. 김 의원은 서문시장을 찾아 “지난 6·4지방선거에서 부산이 어렵다고 해도 가덕도에서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퍽 잘못된 일이었다”고 사과했다. 이어 “국회의원들이 입지 문제에 관여하지 않도록 하겠다. 입지선정위원회에서 결정한 대로 따르겠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