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5G 시대’ 여는 초석될 것”

입력 2014-06-20 03:43

기존 롱텀에볼루션(LTE)보다 3배, 3세대(3G) 이동통신보다는 15배 빠른 ‘광대역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LTE-A)’ 시대가 열렸다. 최고 속도 225Mbps 기준으로 1GB 용량의 영화 한 편을 37초면 내려받을 수 있는 속도다. 신기술이 상용화되면서 새로운 단말기와 함께 빨라진 네트워크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들이 등장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19일 서울 중구 을지로 사옥에서 간담회를 열고 광대역 LTE-A 서비스 세계 최초 상용화를 알렸다. SK텔레콤의 광대역 LTE-A는 기존 LTE-A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기술로 1.8㎓ 대역의 20㎒ 폭 광대역 LTE 주파수와 800㎒ 대역의 10㎒ 폭 LTE 주파수를 묶은 것이다.

SK텔레콤의 광대역 LTE-A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19일부터 서울·수도권 및 광역시 전역에서, 다음 달부터는 전국 어디서나 3배 빠른 LTE를 이용할 수 있다.

광대역 LTE-A 상용화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LTE-A를 상용화한 이후 불과 1년 만의 성과다. SK텔레콤은 이르면 올해 말 최고 300Mbps의 속도를 내는 3밴드 LTE-A 기술도 상용화할 예정이다. 이종봉 SK텔레콤 네트워크부문장은 “광대역 LTE-A 상용화는 향후 대한민국이 세계 최초로 5G 이동통신 시대를 여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빨라진 네트워크 속도에 맞춘 새로운 요금제와 소셜 멀티미디어 서비스 ‘앵글스’, 클라우드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 ‘클라우드 게임’도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는 빠른 속도에 기반한 초고화질 영상, 다자간 연결 등의 서비스와 함께 헬스케어·교육 등 다양한 융합 산업이 발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술 상용화에 맞춰 이날 ‘갤럭시S5 광대역 LTE-A’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지난 3월 출시한 ‘갤럭시S5’에서 해상도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등을 향상시킨 모델이다. 기존의 HD보다 4배 선명한 초고해상도 슈퍼 아몰레드 WQH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더 빠른 네트워크 기술이 등장하면서 단말기 교체 주기가 짧아지고 단말기 가격이 다시 올라갈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기존 단말기는 광대역 LTE-A를 지원하지 않아 빨라진 속도를 누리려면 단말기를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윤원영 SK텔레콤 마케팅부문장은 “세계 ICT 업계의 주도권 싸움이 치열한데, 글로벌 리더십을 갖기 위한 기술 진보가 빠른 상황에서 다소 불가피한 측면으로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단말기 출고가의 경우 갤럭시S5는 86만6800원이었으나 갤럭시S5 광대역 LTE-A는 94만500원으로 올라갔다.

광대역 LTE-A가 상용화됐다고 해서 기존 단말기로 LTE 네트워크를 이용할 때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아니다. 광대역 LTE-A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상대적으로 더 빠른 속도를 즐길 수 있을 뿐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있던 주파수를 없애거나 나눠 쓰는 게 아니라 다른 대역폭의 주파수를 더한 것이기 때문에 기존에 사용하던 네트워크가 느려지는 것이 아니다”며 “2차선 도로를 3차선 도로로 넓혀서 성능이 좋은 차가 더 빨리 달릴 수 있도록 한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