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시각장애인인 하광민(27)씨는 두 딸과 남편을 둔 주부로 남편 역시 시각장애인이다. 올해 큰딸 보영양은 초등학생이 됐다. 하씨는 초등학교 등교를 앞둔 딸을 바라보며 ‘다른 엄마들처럼 딸과 등하굣길을 함께하고 싶다’는 소망을 품었다. 하씨는 용기를 내 지난해 10월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 안내견을 신청했고, 마침내 지난 3월 안내견 ‘햇님이’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 레브라도 리트리버 종인 햇님이는 올해 2살로 안내견학교에서 2년간 시각장애인 안내와 관련된 교육을 받았다.
하씨는 요즘 햇님이의 도움을 받아 보영양의 손을 잡고 등하굣길을 함께하고 있다. 하씨는 “평소 가족의 도움을 받아 외출하곤 했는데 햇님이 덕분에 마음껏 다닐 수 있어 행복하다”며 “딸아이가 커가면서 다른 엄마들처럼 못해 주는 게 마음 아팠는데 조금은 그 역할을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19일 경기도 용인 삼성에버랜드에 위치한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안내견을 기증받은 시각장애인들과 가족, 자원봉사자, 안내견 훈련사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증식을 가졌다. 시각장애인 6명이 안내견을 무상 기증받았다.
기증식은 안내견의 성장 과정을 담은 소개영상 상영, 예비 안내견을 길러준 자원봉사자에 대한 감사장 전달, 안내견 기증 순으로 진행됐다. 하씨 외에도 목사 박영배(46)씨, 대학생 김새미(23·여)씨, 직장인 박태수(37)씨, 교사 준비생 허경호(35)씨, 대학원 진학 예정인 서주영(24)씨 등이 안내견을 기증받았다.
1993년 문을 연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지금까지 총 169마리의 안내견을 무상으로 기증했다. 안내견 양성기간은 약 2년으로 1억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안내견 햇님이, 딸 등굣길 함께하는 행복 선물”
입력 2014-06-20 0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