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이 처음으로 생산직 임원을 배출했다. 생산직 직원이 사무직을 거치지 않고 바로 임원으로 승진한 사례는 업계에서 매우 드물다.
19일 부장에서 임원으로 승진한 이상원(55·사진) 터빈2공장장은 1979년 두산중공업에 입사해 발전 플랜트의 터빈 부품 생산 분야에서 35년간 근무한 현장 전문가다. 두산중공업은 상무, 전무 같은 직급 없이 임원으로 통일해 부른다.
경남 창원 본사의 이 공장장은 터빈 블레이드 등 핵심 부품의 국산화와 품질 개선에 기여해 ‘품질명장’으로 선정됐다. 대통령상을 세 차례 받았고 동탑산업훈장도 수상했다.
두산중공업은 그가 증기터빈 블레이드 33종, 가스터빈 블레이드 17종을 국산화해 지금까지 2700억원 이상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이 공장장은 “현장에서 쌓아 온 기술력과 노하우를 인정받았고, 생산현장을 지키는 후배들에게 꿈과 비전을 줄 수 있어서 큰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완벽한 품질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생산직 임원 승진은 2011년 생산직 성장 비전 선포와 함께 시행한 인사제도에 따른 것이다. 이 제도로 반장·직장·기장 등 생산직 사원의 직급 체계가 사무직과 동일하게 대리·과장·차장·부장으로 바뀌었다.
생산직 직원들은 현장 관리자로 성장해 기술 임원으로 승진할 기회를 갖는 현장 매니지먼트 과정이나 최고의 기술전문가인 마이스터로 성장할 수 있는 기술전문가 과정을 선택할 수 있다. 이 공장장은 현장 매니지먼트 트랙을 선택한 경우다. 두산중공업은 다음 달 마이스터를 처음 선발해 기술전수 장려금, 해외현장 기술연수 등의 혜택을 줄 예정이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기름밥’ 35년 기술력·현장성 인정… 두산중공업 첫 생산직 임원 탄생
입력 2014-06-20 0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