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월드컵 특수 ‘16강’ 진출해야 살아날 듯

입력 2014-06-20 02:53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열리면 정부와 민간기관은 경제적 효과를 분석한 보고서를 쏟아냈다. 그러나 이번 브라질월드컵은 유독 이런 보고서를 찾아볼 수 없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9일 “이번 월드컵이 내수 소비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봤지만 거의 영향이 없는 것으로 판단돼 전망을 접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대표팀의 경기 시간이 새벽에 집중되면서 ‘월드컵 특수’가 형성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첫 경기는 오전 7시 시작돼 출근 시간과 맞물렸고, 23일 열리는 알제리와의 경기는 새벽 4시, 27일 벨기에와의 경기는 새벽 5시에 시작된다. 스포츠팬들의 응원 간식인 ‘치맥(치킨+맥주)’을 먹기엔 굉장히 부담스러운 시간이다. 웬만한 열정으로는 거리 응원을 하기가 불가능한 시간이기도 하다.

게다가 대표팀이 여러 차례 평가전을 통해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국민적 기대치가 낮아진 것도 ‘월드컵 분위기’가 뜨지 않는 계기가 됐다. 정부는 세월호 참사 여파로 잔뜩 가라앉은 내수 경기가 풀려야 경제 활력이 돌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대로 소비심리가 가라앉은 채 여름 휴가철을 맞을 경우 침체가 지속될 우려도 크다.

다만 대표팀이 지난 18일 경기에서 러시아와 무승부를 이끌어내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인 것은 위안거리다. 16강 진출에 대한 기대를 높였기 때문이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 부실장은 “대표팀이 16강, 8강에 진출하는 등 상당히 선전하면 추경 정도의 경제효과가 기대된다”며 “무엇보다 소비심리가 중요한데 성적이 좋다면 소비심리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뚜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