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경선, 수도권은 전략 공천

입력 2014-06-20 02:11
새정치민주연합이 7·30 재·보궐선거에서 ‘호남 경선, 수도권 전략공천’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6·4지방선거에서 전략공천으로 홍역을 앓았던 광주 등은 경선을 하고, 수도권 경합지역은 새누리당 공천을 지켜보며 맞춤형 공천을 하자는 것이다.

주승용 사무총장은 1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구체적인 지역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며 “당세가 강한 호남에선 경선을 통한 공천이 바람직하고 열세인 지역에서는 전략공천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주말쯤 외부인사를 포함한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공천 준비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전남에 지역구를 둔 주 사무총장의 발언은 ‘호남 경선 원칙’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재보선에는 광주 광산을, 순천·곡성, 나주·화순, 담양·함평·영광·장성 등 호남 4곳이 포함돼 있다.

앞서 광주·전남 지역 국회의원들은 지난 17일 오찬회동을 갖고 호남에서 경선을 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고 당 지도부에도 이 같은 의사를 전달했다. 주 사무총장은 김한길 공동대표와 가깝다.

다만 주 사무총장은 “호남을 다 경선하자는 건 아니다”며 상황에 따른 전략공천 가능성을 열어 놨다. 때문에 천정배 전 의원 등이 준비 중인 광주에서 지도부가 최종적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는 미지수다. 호남 4곳 중 순천·곡성이 새정치연합의 당세가 상대적으로 약하다. 이곳은 통합진보당 지지세가 강하고,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출마를 저울 중이다.

경선룰은 ‘여론조사+α’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방선거는 여론조사 공천으로 진행됐지만 이번에는 유권자 및 당원들의 생각, 새 인물 등용 가능성을 더 반영할 수 있는 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반면 재보선 전체의 승패가 달린 서울·경기 등 수도권 격전지는 전략공천 가능성이 높다. 서울은 1∼2곳, 경기도는 5곳이 확정된 상태다. 재보선 후보 등록마감일은 다음 달 11일로 3주가 채 남지 않았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공천룰을 정해봐야 알겠지만 당내 경선은 1주일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왕이면 새누리당의 공천카드를 최대한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안철수 공동대표가 재보선에서 자신의 측근을 포함해 정치신인을 공천하려는 생각이 강하다는 점도 수도권 전략공천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서울·경기에 출마하려는 야권 잠룡들이 많다는 점 또한 고려사항이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경기 수원, 김두관·정동영 상임고문은 서울·경기에서 출마설이 거론된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