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봉! 월드컵-미리 보는 2차전] “조1위로 16강 가자” 창 VS 방패 대결

입력 2014-06-20 02:49

21일 새벽 4시(한국시간)에 열리는 스위스와 프랑스의 E조 조별리그 2차전은 승자들의 싸움이다. 두 팀 모두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이번 경기 결과에 따라 승리하는 팀은 16강 진출이 확실시되고 패하는 팀은 마지막 경기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된다.

껄끄러웠던 상대 에콰도르를 2대 1로 제압한 스위스는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자신들의 장기인 견고한 수비 진영을 구축할 공산이 크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가 약체로 평가되는 온두라스와의 경기인 만큼 프랑스전을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수비를 든든히 하면서 역습을 노리는 ‘지지 않는 축구’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스위스는 에콰도르전에서 어시스트 2개를 기록한 리카르도 로드리게스의 발끝에 또 한번 기대를 걸고 있다. 로드리게스는 수비수임에도 팀의 실질적인 플레이메이커다.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5골 8도움을 올리는 등 수비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상대를 압도하는 스피드나 화려한 기술은 없지만 정교한 왼발 킥과 꾸준함이 장점이다. 지난 16일 경기에서도 경기 내내 10㎞의 높은 활동량을 보였고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3번의 태클을 기록하는 등 궂은일을 도맡아 했다.

프랑스는 카림 벤제마를 필두로 스위스의 빗장을 풀겠다는 심산이다. 벤제마는 월드컵 첫 무대였던 온두라스와의 경기에서 멀티골을 넣으며 절정의 골 결정력을 선보였다. 프랑크 리베리, 사미르 나스리의 부재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7번의 슈팅이 모두 골문으로 향하는 등 날카로운 공격력을 뽐냈다. 주장 완장을 달진 않았지만 그라운드에서 팀을 독려하는 파이팅도 넘쳤다. 90년대 후반 ‘아트사커’ 전성기 멤버인 크리스토프 뒤가리는 “벤제마가 지네딘 지단의 발자취를 따르고 있다”며 벤제마를 훌륭한 리더로 치켜세웠다.

결국 E조에서 1·2위는 스위스와 프랑스가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누가 조 1위를 차지하느냐다. F조 1위가 유력한 아르헨티나와 16강에서 만나지 않으려면 조 1위를 차지해야 한다.

창과 방패의 대결에서 스위스가 탄탄한 수비력과 오트마르 히츠펠트 감독의 용병술을 내세워 톱시드의 면모를 보여줄지 아니면 아트사커의 부활을 노리는 프랑스가 막강 화력을 뽐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