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기독교교류회를 마치고] 한·중, 세계선교 새 장을 열다

입력 2014-06-20 02:29

6월 14일부터 17일까지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에서 중국기독교 지도자 40여명과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회고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가졌다(사진). 세미나를 마무리하던 중 진행을 하던 박봉수 목사는 조크 한마디로 이번 세미나의 소회를 밝혔다. 그는 “한국교회가 중국교회로부터 시종 꾸중을 들은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개방과 함께 하나님이 주신 기회라 생각하고 물밀 듯 중국으로 들어가 복음을 전했던 한국교회의 일련의 일들이 중국과 중국교회에 큰 혼란과 상처를 주었다는 것이다. 물론 중국 당국이 기독교를 박해하여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을 아프게 한 때가 있었다는 것도 사실이지만 지금은 신앙생활의 자유가 보장되고, 한걸음 더 나아가 중국교회가 세계 기독교 무대에서 그 주역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마당에 한국교회가 중국의 법 테두리 안에서 중국, 그리고 중국교회가 원하는 방법과 방향으로 선교를 해야지 않겠느냐고 나무라고 있었던 것이다.

한중기독교교류협회 상임대표의 자격으로 이번 세미나를 섬겼던 필자의 뇌리에 남아 있는 몇 마디 생각들이 있다. 첫째 선교는 손해 보는 운동이며, 둘째 상대를 이해하고 상대와 함께 있어 주는 것이고, 셋째 서로 존중하며 기다려 주는 인내의 작업이라는 것이다. 한국 측 마지막 강의를 맡았던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안성호 교수의 강의는 한중기독교교류협회를 통한 한국교회와 중국교회의 소통과 협력이 미래 세계교회역사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웅변적으로 증언해 주고 있었다.

“서구 중심의 기독교가 아시아 중심의 기독교, 즉 세계 기독교로 이미 바뀌어 가고 있다. 하워드 스나이더의 말처럼 21세기 세계기독교 선교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나라는 분명 중국교회이다. 위대한 세기, 19세기 미국교회가 세계 복음화를 꿈꾸고 선교사를 보낼 때 영국교회가 그 동반자가 되어 친구로 곁에 있어 주었던 것처럼 21세기 중국교회가 세계무대에서 큰 영향력을 끼칠 때 한국교회가 그 곁에 있어 줄 필요가 있다. 그 일을 위해 한·중 기독교는 서로 마음을 나누고 친구가 되어 주어야 한다.”

한중기독교교류협회라는 옥동자가 탄생되기까지 여러 사람들이 참 많이도 애를 썼다. 한국교회 여러 선교 팀들과 많은 사람들이 마음과 비전을 나누며 뜻을 모아 갔다. 베이징과 상하이를 몇 차례 오고가며 중국 종교지도국 그리고 양회 지도자들과의 협의 과정을 거쳤다. 양국의 전문성을 가진 목회자들과 교수들의 연구 발표가 있었다. 협회 창립식에는 정당지도자, 정부 관계인사, 여러 방송 언론사 책임자들, 심지어 중국 종교국 인사들까지 참석하여 축하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한중기독교교류협회는 이제 갓 태어난 어린아이처럼 조심스럽게 키워 가야 한다. 서둘 일도 아니고 힘들다고 포기할 일도 아니다. 함께 이 귀한 사역을 감당하기로 마음 모아준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서로를 존중하며 앞장서 헌신해 주기를 기대한다. 또한 한국교회는 중국교회의 선교 초기 아픈 역사를 잘 이해하고 기독교는 참 좋은 종교라고 느낄 수 있게 협력해 가야 할 것이다. 중국교회의 필요에 더욱 민감하여 그들의 친구가 되어야 할 것이다. 중국의, 중국에 의한, 중국을 위한 중국교회가 될 수 있도록 어떻게 협력해 갈 것인가 더욱 겸손하게 다가가야 한다.

한소망교회 류영모 목사(한중기독교교류협회 상임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