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킨들’ 개발자가 말하는 디지털시대의 책

입력 2014-06-20 02:11

내용, 표지, 디자인, 종이의 질감 뿐 아니라 새 책의 냄새에도 반응하는 아날로그 독자들에게 전자책은 그저 차가운 기기일 뿐이다. 그럼에도 전자책 시장은 매년 새로운 기술로 무장해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2017년엔 전체 책 시장의 20%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책은 아마존 전자책 단말기 ‘킨들’의 개발책임자이자 전자책 관련 기술을 고안해 온 저자가 전자책의 역사와 방향, 미래의 책에 대한 선견을 담아낸 결과물이다. 그는 전자책을 읽으며 한 번의 클릭으로 다른 독자의 의견을 구하고, 상반된 견해를 비교하면서 깊은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세상이 왔다고 말한다. 한 권의 책 안에서 한 번의 클릭을 통해 관련 모든 책으로 이동할 수 있는 네트워크. “모든 책은 거대한 한 권의 책”이 된다는 설명이다.

지금껏 전자책의 등장을 책의 종말, 혹은 진화로 이해했지만 책을 읽는 행위가 우리 삶에서 사라질 거라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저자는 전자책의 앞날을 ‘종이책이냐 전자책이냐’의 대립이 아닌, 디지털 시대의 콘텐츠 산업으로 설명한다. 자신을 엔지니어이자 인본주의자라고 소개한 저자는 “우리가 먹는 것이 곧 우리 자신인 것처럼 우리가 읽는 것도 우리 자신”이라고 말한다. 디지털 시대. 어떤 책을 어떤 방법으로 읽어야 하는지 고심하는 독자에게 이 책은 방법을 막론하고 또 다른 책을 집게 만드는 힘이 있다. 김유미 옮김.

김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