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책-바다 이야기] 자연의 경외와 파괴, 실감나게 꾸민 팝업북

입력 2014-06-20 02:10

바다 이야기/아누크 바아로베르·루이 리고/보림

빙산의 일각. 겉으로 보이는 빙산 아래에는 9배 더 큰 얼음이 잠겨 있다. 폭풍 휘몰아치는 바다에서도 물고기들은 고요하게 헤엄을 즐긴다.

팝업북의 특징을 이용해 바다 아래와 위를 함께 보여 주는 아이디어가 놀랍다. 자연을 향한 찬탄을 일으킨다. 그러나 바다 속이 아름답기만 한 건 아니다. 아름다운 항구, 그 아래 보이지 않는 바다에는 온갖 쓰레기가 넘쳐나 물고기와 뒤엉켜 있다. 뿐인가. 빙하가 점점 녹아 섬이 되면서 북극곰과 바다표범은 고립되어 산다.

프랑스 출신의 두 작가는 바다 속의 아름다움 뿐 아니라 그런 환경 훼손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까지 입체적으로 전달한다. 산림관리협의회가 인증한 종이에 콩기름으로 인쇄한 출판사도 훌륭하다. 일일이 손으로 제작하기에 값은 권당 2만8000원이나 하지만, 공정 거래에 동참하는 마음으로 지갑을 열게 될 듯하다.

같은 작가가 만든 시리즈, ‘나무늘보가 사는 숲에서’도 함께 나왔다. 똑같은 판형에 숲의 파괴와 복원 이야기를 담았는데, 역시 팝업북의 매력을 잘 살려냈다. 파괴된 숲에서 새싹이 돋는 장면이 압권이다. 이정주 옮김.

김지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