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 자청한 우즈벡 대통령

입력 2014-06-19 04:46
중앙아시아 순방 3일째인 박근혜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 시내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 한복 차림으로 참석, 화동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아시아를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고대 실크로드의 중심지이자 우즈베키스탄 제2의 도시인 사마르칸트를 방문했다. 박 대통령의 사마르칸트 방문은 당초 총리가 안내하기로 했으나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이 전날 동행을 전격 제안해 두 정상이 함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상회담이 끝나고 카리모프 대통령이 ‘제가 가서 안내해도 되겠느냐’고 했고 박 대통령이 ‘영광’이라고 화답해 이뤄졌다”고 말했다. 사마르칸트는 카리모프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하다.

두 정상은 사마르칸트에서 아프로시압 박물관(옛 궁전)과 레기스탄 광장 등을 찾았다. 아프로시압 궁전 벽화에는 7세기 사마르칸트의 바흐만왕 즉위식에 조우관(鳥羽冠)을 쓰고 참석한 고구려 사신 그림이 그려져 있다. 박 대통령은 실크로드에 대한 이해와 함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고대 유라시아의 교류 역사에 연계시켜 구상한다는 차원에서 사마르칸트를 찾았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카리모프 대통령의 또 다른 즉석 제안으로 울루그벡 천문대도 방문했다. 카리모프 대통령은 관광 가이드처럼 박 대통령을 안내했다. 일일이 설명하느라 당초 예정된 50분보다 20분 이상 일정이 늦춰지기도 했다.

사마르칸트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는 뜻으로, 우즈베키스탄의 대표적 역사문화 유적지다. 200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고대 티무르 제국의 창시자 아미르 티무르가 건설했으며, 당시 건물 외벽이 푸른색으로 칠해져 푸른색의 도시로 불린다.

박 대통령은 오후 늦게 중앙아 순방 두 번째 방문국인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 도착했다. 박 대통령은 19일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및 국빈 오찬을 가질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방영된 현지방송 인터뷰에서 “카자흐스탄은 과거에 1000여개 핵탄두를 보유한 핵보유국이었는데,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전부 포기하고 대규모 경제지원을 받아 경제성장을 이뤘다”며 “북한도 카자흐스탄의 핵 포기, 발전과정을 살펴보면서 하루라도 빨리 올바른 변화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스타나(카자흐스탄)=남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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