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아웃도어로드 CEO에게 길을 묻다] 조용노 파타고니아코리아 대표

입력 2014-06-24 02:48
조용노 ‘파타고니아코리아’ 대표.

자신들이 만든 상품 사진 위에 “이 재킷을 사지 마라(Don't buy this jacket)!”는 문구를 붙여 광고를 하는 회사가 있다. 바로 미국의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PATAGONIA)다. 이들은 소비보다 절약을 강조한다. 자신들의 제품을 무턱대고 사기보다 오래 입기를 권한다. 이러고도 파타고니아는 미국에서 연간 50%의 성장 신화를 이룬 회사다. 조용노 파타고니아코리아 대표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그야말로 ‘연구대상’인 셈이다. 지난해 11월 미국 파타고니아와 국내 패션유통업체 네오미오가 설립한 합작법인인 파타고니아코리아도 이와 비슷한 행보를 잇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제가 코오롱스포츠에서 근무할 때 알게 됐습니다. 신입사원이었던 당시 파타고니아 매장이 회사 지하에 있었죠. 그러고선 20년이 지난 뒤 일본에 시장조사차 출장을 갔었는데 거기서 파타고니아 매장을 둘러본 뒤 단박에 브랜드에 매료됐습니다. 매장 분위기부터 직원들의 행동까지 브랜드 철학이 그대로 녹아있더군요.”

파타고니아는 미국의 유명 등반가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가 1973년 만든 브랜드로 매출의 1%를 환경보호활동에 기부한다. 심지어 파타고니아는 자신들의 사업을 환경보호활동을 위한 수단으로 여기고 있어 전세계 아웃도어 마니아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얻고 있다. 업계에서 브랜드 유통 전문가로 통하는 조 대표가 파타고니아를 선택한 이유다.

“저희 회사에서 수입, 유통하는 브랜드는 6개가 넘습니다. 그 중 파타고니아는 사업적인 영역을 넘어 아웃도어 브랜드 본연의 철학을 알리고 실천하기 위한 방편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간 파타고니아코리아는 ‘헌 옷 나눠 입기 자선판매’, ‘오래된 등반장비 기부 이벤트’, ‘선거운동복 재활용 캠페인’, ‘대중교통을 이용한 캠핑행사’ 등을 열며 친환경 기업으로서 미국 본사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손님들로부터 반응은 좋지만 아직 매출과 크게 연결되지 않는다. 이에 조 대표는 “천천히 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제가 코오롱스포츠에 재직하던 때만 해도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고작 1000억여원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기형적으로 커졌죠. 아웃도어 업체들은 현재 브랜드의 가치와 철학을 홍보하는 게 아니라 유명 연예인이 입는 옷이란 이미지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성장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성격에 맞지 않는 억지 성장을 하고 있는 셈이죠. 파타고니아는 자연스런 발전에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진정성이 무기입니다.”

윤성중 쿠키뉴스 기자 sj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