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교회는 약 6만개이지만 목사는 4500명으로 굉장히 부족합니다. 이렇게 열악한 상황에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하나님의교회 등 한국에서 이단들이 최근 몰려와 중국교회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한중기독교교류협회 창립총회 참석차 내한한 고봉(52·사진) 중국기독교협회 회장은 17일 서울 쉐라톤 디큐브시티 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이단의 폐해를 지적하고 “한국교회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데 많이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중국 기독교 최고 지도자로 불리는 고 회장은 한국교회에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특히 중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 목회자와 성도들이 중국법과 질서를 지키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회장은 “중국인의 문화습관을 누구보다 잘 아는 중국 목회자들이 중국 양떼를 치리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면서 “과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교류하면서 약속한 것도 한·중 교회가 각자 자기 지역의 교회를 성실하게 섬기자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정부는 외국 사람들이 들어와 중국 내에서 선교할 수 없다고 법에 명시해 놨다”면서 “그런데 한국 선교사들이 중국법을 지키지 않고 문제를 일으키면서 중국 정부가 교회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됐다”고 우려했다.
현재 중국은 법적으로 외국인이 양회(중국기독교협회, 중국기독교삼자애국운동위원회)와 우호적으로 교류하는 것을 허용한다. 하지만 종교조직·종교 사무기구 설립, 종교 활동장소·종교학교 개설, 포교활동 등은 엄격히 제한한다. 문화·학술 외에 독자적으로 포교활동을 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는 “한국교회가 중국에 선교사를 파송하는 것만 중국 기독교를 돕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선교사 파송이 아닌 다른 선교의 길을 찾는 게 이번에 설립된 한중기독교교류협회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천지역 감리교회와 산둥지역 교회가 협력관계를 맺은 것이나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교회의 관리·운영 경험을 전수해 준 것을 모범사례로 꼽았다.
고 목사는 “중국 신학교는 여러 이유로 도중에 신학교육이 중단된 경우가 많았지만 한국교회는 심도 깊은 연구를 꾸준히 해왔다”며 “한국의 우수한 신학을 중국에 전해주는 것도 좋은 선교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 회장은 1993년 목사안수 후 산둥성에서 목회를 시작했으며, 산둥성신학교 교장으로 활동했다. 그는 2008년 5년 임기의 협회 회장에 선출됐으며, 연임된 상태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中 도우려면 선교사 대신 다른 길 찾아야”
입력 2014-06-19 03:07 수정 2014-06-19 1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