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를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고대 실크로드의 중심지이자 우즈베키스탄 제2의 도시인 사마르칸트를 방문했다. 박 대통령의 사마르칸트 방문은 당초 총리가 안내하기로 했으나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이 동행을 전격 제안해 두 정상이 함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상회담이 끝나고 카리모프 대통령이 ‘제가 가서 안내해도 되겠느냐’고 했고 박 대통령이 ‘영광’이라고 화답해 이뤄졌다”고 말했다. 사마르칸트는 카리모프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하다.
두 정상은 사마르칸트의 아프로시압 박물관(옛 궁전)과 레기스탄 광장 등을 찾았다. 아프로시압 궁전 벽화에는 7세기 사마르칸트의 바흐만왕 즉위식에 조우관(鳥羽冠)을 쓰고 참석한 고구려 사신 그림이 그려져 있다. 박 대통령은 실크로드에 대한 이해와 함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고대 유라시아의 교류 역사에 연계시켜 구상한다는 차원에서 사마르칸트를 찾았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사마르칸트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는 뜻으로, 해마다 많은 관광객이 찾는 우즈베키스탄의 대표적 역사문화 유적지다. 200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고대 티무르 제국의 창시자 아미르 티무르가 건설했으며, 당시 건물 외벽이 푸른색으로 칠해져 푸른색의 도시로 불리기도 한다.
박 대통령은 카리모프 대통령과 오찬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문화·관광협력, 고려인 동포사회의 역할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사마르칸트와 한국 사이에는 고대부터 교류가 있었다”며 “앞으로도 두 나라 국민 간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17일 밤 열린 국빈만찬에서 박 대통령은 분홍 저고리에 녹두색 치마의 한복 차림으로 나왔다.
우즈베키스탄 방문 일정을 모두 마친 박 대통령은 오후 늦게 중앙아 순방 두 번째 방문국인 카자흐스탄에 도착, 동포 만찬 간담회를 시작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국가 중 우리나라의 최대 투자 대상국이다.
사마르칸트(우즈베키스탄)=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가이드 자청한 우즈벡 대통령
입력 2014-06-19 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