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한승원이 터득 전수하는 좋은 詩 쓰기

입력 2014-06-20 02:14

“걸쭉한 단물을 고고 또 고아서 차돌 같은 엿으로 만들 듯이 풀어진 말과 삶을 그렇게 곤다. 비수를 깎듯이 벼리고 다듬는다.”

50여년을 시인이자 소설가로 활동한 작가 한승원은 시 한편이 창작되는 과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리고 자신은 시를 쓰는 걸 여기(餘技·취미로 하는 재주나 일)로 여기지 않는다고 고백한다. 시 한 편을 쓰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시를 처음 쓰려는 독자와 후배 시인들에게 자신이 터득한 시 쓰는 방법부터 마음자세까지 알려주고 있다.

첫 번째 비법은 시인으로서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어린 아이와 같은 순수하고 진실된 자세다. 거짓이나 의심, 탐욕에서 벗어나 투명하고 깨끗하게 자신을 바라볼 수 있다면 이미 시인의 마음을 만들 준비가 됐다고 말한다. 어떤 시가 좋은 시인가를 판별해 읽고 그것을 암송하는 공부도 필요하다. 시인이 되려는 사람이 가져야 할 필수 덕목이다. 마지막으로 좋은 시를 쓰는 시인들의 비법을 터득해 자신만의 비법으로 발전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저자는 율조, 은유, 직유, 연쇄법, 문답법 등 다양한 수사법으로 쓴 좋은 시들을 소개했다. 좋은 시를 쓰는 시인들의 시를 외우고 그들을 모방해 시를 쓰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