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의 중심엔 언제나 ‘중원의 키(KEY)’ 기성용이 있었다. 러시아의 순간적인 압박에도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기성용은 18일(한국시간) 러시아와의 1차전에서 적절한 볼 배급과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으로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안정적인 볼 컨트롤을 바탕으로 한 패스는 84%의 높은 성공률을 기록하며 공수의 사령관 역할을 톡톡히 했다. 후반 4분에는 올렉 샤토프를 가볍게 제치고 강력한 왼발 슛을 시도해 러시아 골키퍼 이고르 아킨페예프를 위협하기도 했다. 폭넓은 활동량을 선보인 기성용은 풀타임 활약하며 10.71㎞를 뛰었고 1개의 슈팅과 67개의 패스를 기록했다.
영국 통계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기성용을 러시아전 최고의 선수로 선정했다. 기성용은 양 팀 통틀어 최고 평점인 7.9점을 받았다.
기성용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한국영은 자신의 첫 월드컵 무대임에도 기죽지 않고 그라운드 곳곳을 누볐다. 강인한 체력으로 전후반 내내 11.35㎞를 뛰는 등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활동량을 보였고 위기 때마다 과감하면서도 정확한 태클로 상대 공격의 맥을 끊었다. 전반 23분 상대의 역습을 두 차례 연속 태클로 막아낸 장면은 2002 한일월드컵에서의 김남일을 연상케 했다. 패스 성공률도 85%로 높았다. 이근호의 첫골도 한국영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부상에서 회복한 홍정호도 김영권과 함께 러시아 공격진을 꽁꽁 묶었다. 좌우 측면 수비수인 윤석영과 이용도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상대의 공격을 차단했다. 골키퍼 정성룡은 이전의 부진을 만회하듯 총 네 번의 슈퍼세이브를 선보이며 골문을 든든히 지켰다.
기성용과 한국영 앞에 2선 배치된 이청용과 ‘캡틴’ 구자철도 11㎞가 넘는 거리를 95분 동안 뛰어다니며 러시아를 압박했다. 손흥민도 84분 동안 9.13㎞를 질주하며 활발한 공격을 펼쳤다. 골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세 번의 슈팅을 날리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최전방 공격수로 기대를 모았던 박주영은 56분간 슈팅을 한 차례도 쏘지 못하고 이근호와 교체돼 아쉬움을 자아냈다.
황인호 기자
중원 라인 기성용·한국영 특급 활약
입력 2014-06-19 0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