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18일(한국시간) 러시아와 1대 1로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함에 따라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선 다음 상대인 알제리를 무조건 잡아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조별리그는 본선 32개 출전국이 4개 국가씩 묶여 3차전까지 치르는 시스템이다. 대표팀이 속한 H조에서는 벨기에가 승점 3(1승)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어 한국과 러시아(이상 1무·1점)가 공동 2위, 알제리(1패·0점)가 꼴찌로 처졌다.
대표팀은 남은 경기에서 최소한 1승1패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 한다. 일단 대표팀이 알제리와 벨기에를 모두 물리치고 2승을 거둘 경우 무조건 16강행이 확정된다. 세 국가가 2승1패, 한 국가가 3패를 기록해 2승으로도 탈락하는 드문 사례가 있을 수 있으나 H조에서는 이미 1무가 나와 이 경우의 수는 사라진 상태다.
대표팀은 또 1승1무1패로 승점 4가 될 경우 경쟁국 성적에 따라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 한국은 2006 독일월드컵 때는 1승1무1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으나 2010 남아공월드컵에선 같은 성적으로도 16강에 나갔다. 승패가 동률일 경우 골득실로 조별리그 순위를 결정하기 때문에 1승1무1패가 된다면 무조건 골을 많이 넣는 게 좋다. 남은 경기에서 1무1패나 2패를 거두면 무조건 16강 탈락이다.
따라서 현재 전력 판도를 따져보면 대표팀은 알제리에 반드시 승리해 승점 3을 뽑아야 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위인 벨기에는 호화 전력을 갖추고 있어 사실상 승점을 얻기 어려운 상대이기 때문이다. 물론 알제리도 FIFA 랭킹 22위로 한국(57위)보다 훨씬 높지만 러시아나 벨기에보다는 어려운 상대가 아니라는 게 총평이다. 한국 축구대표팀과 비긴 러시아는 FIFA 랭킹 19위로 알제리보다 세 계단 높다.
더구나 태극전사들은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적지 않은 자신감을 얻었다. 대표팀이 알제리에 승리하면 마지막 경기인 벨기에전은 보다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치를 수 있다.
대표팀은 현재 같은 경우의 수가 나타날 것을 가정하고 러시아 못지않게 알제리전 대비 전략을 수립하는 데 힘을 쏟아왔다. 홍명보 감독은 “알제리와의 2차전을 대비하는 데 시간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대표팀 선수들도 알제리전에서 사활을 걸겠다는 각오다.
다만 알제리도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돼 상당한 혈투가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알제리는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1대 2 역전패를 당했다. 한국에 패하면 그대로 16강 탈락이 확정된다. 독기가 단단히 오른 만큼 알제리는 벨기에와의 1차전과 달리 한국을 상대로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전술 대형을 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한국, 16강 가려면 알제리 무조건 이겨야”
입력 2014-06-19 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