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최성규] 신앙 강연임을 감안해 평가하자

입력 2014-06-19 02:16

정치는 국가 발전뿐 아니라 국민을 행복하게 할 책임이 있다.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는 경제가 정치 논리에 휘둘린다는 점이다. 선거철만 되면 언론이나 각계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정치가 신앙을 판단해서도 안 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새 국무총리 후임자를 지명했다. 문창극 후보자다. 그는 5대째 신앙 가문이고 장로이며, 어려서부터 주일예배를 드려온 신앙인이다. 일평생 사회를 관찰하고 고발하고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해 온 언론인이다. 당연히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총리의 자격과 인격을 검증해야 한다. 그런데 몇 년 전의 한 시간짜리 신앙 강연을 끄집어내 그 기회조차 막을 분위기다. 정치 논리가 신앙 논리를 지배하고 있다.

비종교인 입장에서는 문창극 후보자의 신앙 강연이 다소 낯설게 들릴 것이다. 일제의 식민 지배도 하나님의 뜻, 남북 분단도 하나님의 뜻, 6·25 전쟁도 하나님의 뜻이라고 하니 납득이 안 될 것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참새 두 마리가 한 앗사리온에 팔리는 것이 아니냐 그러나 너희 아버지께서 허락지 아니하시면 그 하나라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하리라.”(마 10:29)

참새 한 마리가 땅에 떨어지는 것도 그냥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 하에 있다는 것이다. 성경은 한 나라의 운명과 역사도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다고 말한다.

“여호와는 가난하게도 하시고 부하게도 하시며 낮추기도 하시고 높이기도 하시는도다 가난한 자를 진토에서 일으키시며 빈핍한 자를 거름더미에서 드사 귀족들과 함께 앉게 하시며 영광의 위를 차지하게 하시는도다 땅의 기둥들은 여호와의 것이라 여호와께서 세계를 그 위에 세우셨도다”(삼상 2:7∼8)라고 성경은 말씀한다. 모든 나라와 역사에 하나님의 주권이 있다는 것이다.

문 후보자의 강연은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를 믿는 신앙 위에서 행해진 것이다. 그것을 정치 논리로 공격하는 것은 진정한 민주주의가 아니다. 사상과 신앙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다.

문 후보자의 강연은 우리가 나라를 위해서 무엇을 기도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리나라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 있고, 우리는 그 뜻을 발견해서 부강한 나라, 역사의 중심이 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가자는 것이다. 나라를 위해서 기도하려니 나라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 문제점도 정치 지도자들의 무능과 부패와 부정을 고발한 것이다. 지도자들의 잘못 때문에 일제 강점과 분단의 시련이 닥쳐왔고 국민이 고통당했다는 것이다. 강연 어디에서도 국민을 모독하거나 나라를 가벼이 여긴 적이 없다. 오히려 문 후보자는 대한민국을 하나님이 높이 들어 쓰실 것이라고 확신한다. 나라가 개혁되고, 좋은 지도자가 세워지고, 정신 개혁이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강연의 전체 내용을 들어보면 문 후보자는 정직과 성실과 열심으로 대한민국의 찬란한 미래를 준비하자고 강조한다. 온 국민이 화합해서 통일 시대를 대비하자고 역설한다. 좋은 지도자를 세워서 대한민국이 세계 중심 국가가 되는 날을 앞당기자고 호소한다. 역사의 시련은 이를 위한 하나님의 단련이라고 말한다.

“우리 민족한테 고난을 주신 것도 하나님의 뜻이다. 우리 민족을 단련시키려고 고난을 주신 것이다…. 하나님이 이 나라를, 이 민족을 써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길을 열어주신 것이다.”

인사권은 대통령에게 있다. 대통령이 국정을 잘 수행할 인물로 내정했다면 국민들이 인내심을 갖고 진중하게 지켜보면서 응원해주자.

최성규 인천순복음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