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보여주려고 했는데” “시간 좀 더 있었더라면” “다음 경기엔 죽기살기로”

입력 2014-06-19 02:26
러시아전을 무승부로 마친 선수들은 한결같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쳤다”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경기 최우수선수(MOM)로 뽑힌 손흥민은 18일(한국시간) 러시아전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오늘 경기에서 진짜 뭔가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동료들이 좋은 찬스를 만들어줬는데 어처구니없는 슈팅을 했다”고 말했다.

월드컵 데뷔전을 가진 손흥민은 “두 번째 슈팅은 볼이 앞에서 살짝 떠올랐다”며 “사실 발에 힘이 많이 들어간 탓도 있는데 그 때문에 비긴 게 아닌가 싶어 아쉽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조직적인 러시아를 맞아 기회를 잘 만들었고 훈련한 것도 잘 맞아떨어져 기뻤다”며 “남은 경기에서는 죽기 아니면 살기로 힘을 쏟을 것”이라고 투지를 불태웠다.

‘신형 진공청소기’로 급부상한 한국영은 “경기가 끝났을 때 내 유니폼이 가장 더러워져야 한다는 각오로 뛰었다”며 “유니폼이 진흙범벅이 돼야 한다고 다짐했다”고 결의를 보였다.

‘중원의 지휘자’ 기성용은 “시간이 있었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었다”며 “2차전 상대인 알제리가 빠르고 힘이 있는 팀이지만 오늘 경기를 치르면서 우리에게도 분명히 승산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각오를 밝혔다.

‘캡틴’ 구자철은 “월드컵 첫 경기이고 경험 없는 선수들이 많았음에도 굉장히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주장답게 후배 선수들을 챙겼다. 구자철은 “알제리전에는 주어진 90분 동안 모든 것을 다 쏟아붓겠다”고 강조했다.

중앙 수비수 김영권은 경기 후 러시아 벤치로 다가가 파비오 카펠로 감독과 다정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목격됐다. 김영권은 “카펠로 감독이 같은 이탈리아 출신인 나의 소속 팀(광저우 헝다) 마르첼로 리피 감독에게 안부를 전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쿠이아바=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