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때 받은 도움 못 잊어… 4년째 ‘사랑의 자장면’ 나눔

입력 2014-06-19 02:08
강원도 동해 부곡동새마을남녀협의회가 18일 동해시노인요양원에서 ‘사랑의 자장면 나누기 행사’를 가졌다. 이 단체는 2011년부터 지역 노인들을 위해 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동해시노인요양원 제공

18일 낮 12시 강원도 동해시 부곡동 동해시노인요양원에 구수한 춘장 냄새가 풍기기 시작했다. 초록색 조끼를 입은 봉사자들은 식탁에 앉은 150여명의 노인에게 쉴 틈 없이 자장면을 옮겨 날랐다. 능숙한 손놀림으로 자장면을 비빈 노인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한 그릇을 뚝딱 비워냈다. 노인들에게 ‘사랑의 자장면’을 배달한 이들은 다름 아닌 동해시 부곡동새마을남녀협의회(회장 김선균 방옥희) 회원들이다.

새마을협의회 회원 40여명은 요양원을 방문, 노인들에게 자장면을 대접했다. 이들은 2011년부터 매월 셋째 주 목요일 동해 부곡경로당을 찾아 부곡·승지·매동 등 3개 지역 노인 100여명을 위한 ‘사랑의 자장면 데이’를 열고 있다. 3년 전부터는 3·6·9·12월 셋째 주 수요일 이 요양원에서 자장면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단체는 지금까지 만든 자장면이 2만 그릇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자장면 나눔 봉사는 행사 전날부터 시작된다. 회원들은 양파 양배추 감자 등 야채를 다듬고 돼지고기와 춘장을 함께 볶아 양념을 준비해 놓는다. 행사 당일에는 전날 준비한 밀가루 반죽으로 따끈따끈한 면발을 뽑아낸 뒤 양념을 얹어 노인들에게 전달한다. 봉사에 필요한 비용은 지역 축제 먹을거리장터 운영 수익금과 회비 등으로 충당하고 있다.

김 회장은 “2002년 태풍 루사 피해를 입은 뒤 동해에 자원봉사를 온 사람들이 자장면을 무료로 제공하는 봉사활동을 벌였다”면서 “회원들 모두가 그 고마움을 잊지 못해 ‘사랑의 자장면’ 나눔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르신들이 자장면 한 그릇에 행복해 하시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힘이 절로 솟는다”고 말했다.

동해=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