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7시30분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서 열린 ‘제2회 한국기독실업인회(CBMC) 서울남부연합 합창제’는 친목을 위한 아마추어 합창제임에도 끝까지 눈을 떼지 못할 만큼 재미가 가득했다.
두 번째 팀으로 나선 신라지회가 찬송가 ‘나 같은 죄인 살리신’을 마치자 객석에서 외쳤다. “앵콜.” 합창 실력을 겨루는 경연인데 앵콜이라고 하자 장내는 웃음바다가 됐다. 사회자 최선규 아나운서가 웃음꽃을 더욱 피어나게 거들었다. “‘택’도 없는 소리 마요.”
서울영동지회는 남성은 녹색 넥타이, 여성은 녹색 스카프를 매고 등장해 찬양 ‘영원히 찬양 드리세’의 가사에 맞춰 익살맞은 율동을 선보였다. 찬양을 드리던 남성 서너 명이 “외로울 때”라는 가사가 나오자 머리를 쥐어짜며 앉았다. 이들의 모습에 객석에서 웃음이 또 터졌다.
한양지회 지휘자는 거의 원맨쇼로 좌중을 압도했다. 열정적으로 손을 휘저었고 나중에는 손뼉을 치며 관중의 박수를 유도했다. 근엄하게 합창을 부르는 단원들 모습과 크게 대비됐다. 무대를 내려가는 지휘자에게 사회자는 “원래 그러세요?”라며 농담을 던졌다.
양재지회 지휘자 김광휘씨도 눈길을 끌었다. 방송작가인데도 지휘가 예사롭지 않았다. 73세 노령에도 불구하고 한곳에 서 있지 않고 무대 위를 이곳저곳 움직이며 열정적으로 합창단을 이끌었다.
각 지회의 합창 대부분이 일정 수준 이상이었지만 어떤 지회는 곡의 시작을 놓치곤 했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중요하지 않았다. 이를 신경 쓰는 사람은 무대 위에도, 객석에도 없었다. 심사 기준도 음악성이 아니라 지회원들의 참가율, 분위기, 객석 반응 등을 위주로 했다.
합창제에는 모두 11팀이 참가했다. 연령대는 평균 50∼60대. 대부분 남녀 혼성이었다. 유일하게 남성으로만 구성된 하나지회는 의상도 노래도 수준급이었지만 부부가 같이 나오지 않아 감점됐다는 농담 섞인 지적을 받았다.
새서울지회는 합창과 함께 몸찬양을 선보였다. 1980년에 창립돼 가장 오래된 서울강남지회는 회원 38명이 모두 참석해 단합을 과시했다.
합창제의 분위기가 무르익자 김승규 CBMC중앙회장은 시상식에 앞서 “CBMC 전국 합창대회 개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세라 박 서울남부연합회장은 “주님이 주신 기쁨을 통해 치유되고 회복되는 시간이었다”고 인사했다. 이날 1등은 서울영동지회에게 돌아갔다. 부상으로 음반녹음 기회를 얻었다.
글·사진=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함께 입 맞추니 감동과 재미 넘치네∼
입력 2014-06-19 0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