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18일 낮 서울 장충단공원 내 경로당 앞마당에서 한바탕 국수잔치가 열렸다(사진).
서울 중구 동호로 신광교회(백상규 목사) 성도들은 때 이른 무더위에 지친 500여명의 어르신과 노숙인 등에게 국수 한 그릇씩을 돌렸다. 정성이 듬뿍 들어간 국수 한 그릇을 대접받은 이들 사이에서는 간간이 찬송 소리가 들려왔다. 이날 국수잔치는 신광교회의 무료급식 20년 맞이 기념예배와 함께 진행됐다. 국회의원 등의 축사와 격려사가 이어졌고, 떡과 과일, 음료수 등도 제공됐다.
국수를 먹으며 봉사자들이 땀 흘리며 일하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서일국(55)씨는 “평소 힘들다고 불평해온 것을 반성한다”면서 “앞으로 성경말씀을 가까이 하고 신앙생활도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50여명의 봉사자들은 더 즐거워했다. 10년째 국수를 삶고 배식을 했다는 박화순(69) 권사는 “노인들과 노숙인 등 어려운 이웃들을 접대하며 보람을 느낀다”면서 “이젠 봉사하는 날에 집에서 쉬면 오히려 몸이 아플 정도”라고 말했다.
신광교회 성도들은 1994년 6월부터 매주 수요일 장충단공원에서 국수잔치를 열고 있다. 매주 평균 500그릇이 나간다. 20년 동안 삶은 국수만 24만 그릇이 넘는다. 비 오는 날에는 국수를 삶기 어려워 빵과 우유를 대접했다. 무료 안과 진료도 연 2회 실시한다.
백상규 목사는 “무료급식이 전도로 이어지지 않아 반대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웃을 섬기는 것은 교회 본연의 역할인 만큼 앞으로도 국수사역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유영대 기자·사진=강민석 선임기자
서울 신광교회 무료급식 20년… “국수 사역 계속”
입력 2014-06-19 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