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조서환 (13) 교회 출석 30년만에 중국서 ‘회심의 눈물’ 펑펑

입력 2014-06-19 02:34
2008년 인간개발연구원 제주섬머 포럼에 초대받아 특강하는 조서환 대표.

나는 30여년간 아내와 함께 교회를 다녔다. 그럼에도 ‘은혜를 받았다’거나 ‘성령이 충만하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 체험을 해 본 적이 없어서다. 내가 교회에 간 이유는 아주 단순했다. 한 주라도 교회에 나가지 않으면 아내가 1주일간 계속 불편해했다. ‘집에서 자나 교회에서 자나 마찬가지’란 생각으로 나갔다. 어쩌면 절실하게 기도할 일이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간 모든 일이 잘 풀린 게 다 내 능력이라고 착각하며 30년을 살았다. 십일조도 계속했지만 믿음이 있어 한 게 아니었다. 아내가 좋아하니까 아깝지 않았을 뿐이다. 아내는 “그 오랜 기간 어떻게 믿음이 안 생길 수 있느냐”며 나를 딱하게 여기곤 했다.

하지만 중국에 가서 내가 얼마나 미약하며 하나님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니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고, 한국에 돌아가자니 ‘마케팅 귀재’라며 치켜세우던 사람들이 전부 비웃을 것 같았다. 내가 많이 힘들어하자 아내는 중국에서 새벽예배를 나가기 시작했다. 아내는 오전 5시 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4시30분에 일어나 한인교회까지 25분을 홀로 걸어갔다. 컴컴한 새벽길을 혼자 걸어 다니는 아내가 안쓰럽고 걱정스러웠다. 동행해야겠다는 생각에 나간 것이 내 생애 첫 새벽예배가 됐다.

어느 날 새벽예배를 이끄는 한인교회 목사가 요한복음 15장 5절 말씀을 주제로 설교를 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는 가지니…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라.” 그런데 그 말이 꼭 나한테 하는 것 같았다. 그러더니 그 다음 주 예배 때 마가복음 4장 39절 말씀이 내 마음을 움직였다. 갑자기 비처럼 눈물이 쏟아졌다. 교회에서 우는 사람을 볼 때마다 정상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그런 내가 눈물, 콧물을 흘리며 기도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나님 아버지, 지금껏 내가 해왔고, 또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야 깨닫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기도하다 보니 저절로 통곡과 절규가 나왔다. 인간으로서 할 수 없다는 것이 있다는 걸 깨달은 순간 하나님 은혜를 구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어렵거나 새로운 일을 할 때면 대화하듯 기도하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그냥 기도하지 말고 기도제목을 정한 뒤 하라”고 조언했다. 당시 한 달에 100만 위안(1억7000만원) 매출 달성이 내 목표였다. 이를 놓고 기도하자 하나님이 정말 이를 달성케 해주셨다. 하루는 중국 저장성 호텔에서 꿈을 꿨다. 내가 친 골프공을 찾으러 산 중턱에 가니 공 주위에 8개의 다른 공이 있어 모두 줍는 꿈이었다. 그날 매출 80만 위안을 달성했다. 또 그달에 기도제목이던 100만 위안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후 매출을 30% 더 올려 달라고 기도하니 138만 위안으로 매출이 올랐다. 신기해서 아내에게 왜 이렇게 기도가 잘 이루어지는지 물었다. 아내는 “당신은 하나님이 보시기에 신앙적으로 아기다. 아기가 울면 부모가 젖을 주듯 하나님도 그렇게 아기인 당신의 기도를 들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일 이후에도 매출에 관해 기도할 때마다 하나님은 정확히 응답해 주셨다.

그러면서 나는 깨달았다. 내가 여태까지 왜 승승장구했는지를 말이다. 내 성공은 장모와 아내의 엄청난 기도 덕에 가능했다는 것을 30년이 지나서야 알았다. 진실로 기독교는 체험의 종교다. 직접 기도응답을 받은 뒤에야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깨닫게 됐으니 말이다. 더불어 하나님께서 날 중국에 보낸 뜻도 알 것 같다. 절실한 상황 속에서 내가 깨달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신 것이리라. 이때부터 전도를 시작했고 모든 의사결정을 할 때 기도를 한다. 그리고 수시로 ‘우리 가족의 3종 기도세트’인 주기도문, 야베스의 기도, 시편 23장을 외운다. 하루에도 7번 이상 기도할 정도다. 내 안에는 이런 확신이 있다. ‘기도하는 기업은 결코 망하지 않는다.’ 진정 영광을 받기에 합당하신 주님을 계속 찬양할 것이다.

정리=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