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영욕의 6·18… 오늘은 새로운 꿈!

입력 2014-06-18 00:00
60년 전 오늘 전쟁의 참화를 딛고 일어섰던 우리는 또 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1954년 6월 18일 새벽(현지시간 17일 오후) 스위스에서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한국 축구대표팀은 0대 9로 참패했습니다. 지금도 축구 역사상 가장 강했던 팀 중 하나로 평가되는 당시 헝가리는 정말 막강했습니다. 우리 선수들은 한국 골문을 향해 쏟아지는 소나기 슈팅을 뒹굴다시피 온몸으로 막아냈지만 세계 축구의 높은 벽만 절감했습니다. 이 경기 결과는 아직까지도 역대 월드컵 최다 점수차 패배 타이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6월 18일은 기쁨의 눈물을 흘린 기억도 있는 날입니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우리는 한국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순간을 이날 함께했습니다. 16강전에서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던 이탈리아를 골든골로 제압했습니다.

축구 변방 한국이 처음으로 월드컵 8강 진출을 확정지은 순간 붉은 환호성이 온 나라를 뒤덮었습니다. 우리는 세계 축구팬들 뇌리에 코리아(KOREA)를 새겼습니다.

2014년 6월 18일, 월드컵 본선 진출만 벌써 9번째인 한국 축구는 이제 새로운 도전에 나섭니다. 아니, 신문을 볼 때쯤이면 도전 결과가 나왔을지도 모릅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을 노리는 홍명보호(號)가 조별리그 H조 첫 경기로 러시아와 결전을 치릅니다.

1994 미국월드컵에서 6월 18일 자신의 월드컵 첫 골을 신고했던 홍명보 감독은 그로부터 딱 20년이 흐른 뒤 한국 대표팀의 사령탑으로 월드컵 무대에 데뷔하게 됩니다. 꿈은 이루어집니다. 12년 전 그날처럼 “즐깁시다, 대한민국!(ENJOY IT, RE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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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