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지나친 수비 축구로 지루한 경기를 펼치며 대회 첫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란은 17일(한국시간) 브라질 쿠리치바의 바이샤다 경기장에서 열린 조별리그 F조 1차전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득점 없이 0대 0으로 비겼다. 조별리그 14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3.14골이 터진 것과 비교된다. 이 경기 전까지 브라질월드컵에서 벌어진 12경기는 모두 승패가 갈렸다. 이전까지 최장 기록은 1934 이탈리아월드컵 때의 9경기였다.
승점 1을 나눠 가진 양팀은 아르헨티나(승점 3)에 이어 F조 공동 2위에 올랐다. 이란은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승점을 챙긴 국가가 됐다. 또 이란이 월드컵 첫 경기에서 승점을 챙기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는 골을 허용하지 않으려는 이란의 극단적인 수비 전술로 의미 없는 공방전이 이어졌다. 실제 이란의 전반 슈팅은 단 한 개였다. 나이지리아도 이란의 수비 전략에 막혀 좀처럼 골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90분 내내 지루한 경기가 이어지자 경기장을 찾은 브라질 축구팬들의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나이지리아의 미드필더 존 오비 미켈은 경기를 마친 뒤 “이란이 경기하는 방식을 보면 알겠지만 그들은 11명의 선수가 모두 경기 내내 공 뒤에 숨었다”며 “그래서 기회를 만들기가 어려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나 이란은 무승부에 만족했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축구대표팀 감독은 “매우 힘든 경기였지만 이란은 약속대로 좋은 수비를 했다”며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이란 90분 내내 수비만 하다 경기 끝났다
입력 2014-06-18 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