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철강회사의 신용등급을 깎은 건 신용평가사의 실수였을까.
포스코 얘기다. 이 회사는 올해도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회사'로 꼽혔다. 17일 미국 뉴저지의 국제 철강산업 분석기관 월드스틸다이내믹스(WSD)가 세계 36개 철강회사를 평가한 결과다. 매년 1∼2차례 이뤄지는 WSD 평가에서 포스코는 2010년부터 5년간 7회 연속 1위를 했다. 포스코는 10점 만점에 평균 7.91점을 받았다. 2위는 미국의 뉴코어로 7.55점이었다. 0.01∼0.02점 차이로 순위가 갈리는 상위권에서 0.36점은 큰 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23개 평가 항목 중 기술혁신, 인적자원, 합작·제휴, 거시경제요인 등 4개 항목에서 만점을 받았다"며 "고부가가치 강재 생산과 하공정 사업 분야 등에선 지난해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상대 평가가 포스코를 둘러싼 우려를 잠재우긴 어려워 보인다. 포스코는 최근 국내 신용평가사로부터 AAA 신용등급을 20년 만에 처음으로 박탈당했다. 한국기업평가가 포스코 신용등급을 AA+로 한 단계 끌어내리며 밝힌 이유는 수익성 저하와 재무구조 악화였다. 재무구조 개선은 올해 초 취임한 권오준 회장에게 사활이 걸린 문제다.
결국 포스코가 세계 최고라는 건 다같이 사정이 안 좋은 철강업계 안에서나 할 수 있는 얘기다. 각국 철강회사들은 공급 과잉과 신흥국 경기 침체로 너나 할 것 없이 지장을 받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도 포스코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꿨다. 포스코 신용등급 강등이 계열사와 다른 우량기업에 미치는 파장은 작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시선이 따가운지 포스코건설은 이날 기자들에게 '포스코건설은 AA-(안정적)로 유지 결정됐다고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가 확인해 줬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비즈카페] 국내선 신용등급 깎였는데… 포스코, 5년내리 글로벌 경쟁력 1위
입력 2014-06-18 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