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남북 단일팀 불가”

입력 2014-06-18 04:12 수정 2014-06-18 16:18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가 17일 서구에 있는 인천아시안게임주경기장을 둘러보며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유 당선자는 북한과 일부 종목에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거나 선수단 개·폐막식 때 공동입장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연합뉴스

통일부가 오는 9월 인천아시안게임 때 남북 단일팀 구성을 위한 협의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가 불과 몇 시간 만에 입장을 번복해 “현재로선 단일팀 구성이 어렵다”며 부정적으로 돌아섰다.

통일부는 17일 밤에 낸 보도자료에서 “남북 단일팀 구성은 현 남북관계와 국민 정서, 대회 준비일정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현 시점에서는 불가하다는 것이 일관된 정부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통일부 당국자는 오전에 기자들과 만나 “정부는 아시안게임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인천시 및 조직위에서 일부 종목의 남북 단일팀 구성 등과 관련해 공식 요청이 있을 경우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의 발언은 지난 4월 통일부가 밝힌 “남북한 단일팀 구성이나 공동 입장은 부적절하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그러자 통일부는 자료에서 “정부와 인천시, 조직위 간 업무 협의에 관한 일반 절차를 말했을 뿐 단일팀 구성과 관련한 기존 정부 입장의 완화나 변화를 언급한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북한은 지난달 23일 인천아시안게임에 14개 종목, 150여명의 선수를 참가시키겠다고 통보해왔다.

통일부 당국자의 발언은 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측근 중 한 명인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가 일부 종목에 대해 남북 단일팀 구성 및 공동입장을 추진할 뜻을 밝히자 나왔었다. 북한 역시 유 당선자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6·4지방선거 이후 정부를 대신해 체육 분야 교류를 위해 북한과 실무접촉 중인 우리 측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북측 관계자가 유 당선자가 북한과의 체육 교류 사업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또 새 시장과 협조가 잘 될지 등을 물어왔다”고 소개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