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교의 수업시간. 선생님은 전자칠판에 터치식 펜으로 필기를 하며 수업을 진행한다. 선생님은 설명을 마치고 학생들의 태블릿PC로 개인의 수준에 맞는 과제를 전달한다. 학생들은 태블릿을 활용해 인터넷 검색 등을 하면서 과제를 수행한다. 이어진 참여학습 시간에는 학생들이 팀별로 과제를 해결하고 태블릿을 이용해 과제 결과물을 선생님의 전자칠판으로 전송한다.
머지않아 전 세계 많은 학교에서 국내 업체가 구축한 ‘스마트 교실’ 풍경을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국내 전자·IT 업체들이 앞선 정보통신기술(ICT) 역량과 스마트 기기 등을 바탕으로 해외 스마트 교육 시장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는 스마트 교육 사업을 무기로 중국 중남미 아프리카 등 더 큰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클라우드 기반의 모바일기기관리(MDM) 솔루션인 ‘녹스 EMM(Enterprise Mobility Management)’과 교육 솔루션 ‘삼성 스쿨’을 적용한 태블릿PC로 중남미 교육 시장을 공략한다. 다음 달까지 중남미 카리브해 연안에 위치한 트리니다드토바고의 20개 학교에 두 가지 솔루션이 적용된 ‘갤럭시 노트 10.1 2014 에디션’을 공급하고, 향후 트리니다드토바고 전역으로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열린 교육 행사에 참가해 중남미 18개국 교육부 장관들에게 삼성전자 스마트 기기와 교육 솔루션의 우수성을 알리기도 했다.
이동통신사들은 포화 상태인 국내 이통시장을 넘어설 먹거리로 B2B 사업에 주력하면서 앞다퉈 교육 시장에도 뛰어들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중국 중칭그룹과 손잡고 스마트 교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중칭그룹은 중국에서 강의 평가 솔루션 분야 시장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로 중국 2만여 학교에 교육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 회사와 함께 중국 1300개 학급에 ‘스마트 교실 솔루션(Smart Class Solution)’을 공급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17일 “중국은 2020년까지 각급 정부 교육 예산의 8% 이상을 교육 정보화에 투자하도록 하는 등 정부 주도의 교육 정보화 발전 계획을 발표했다”면서 “2020년까지 연평균 25% 이상 고성장이 예상되는 매력적인 스마트 교육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인도네시아와 아제르바이잔 등에서도 교육 솔루션과 태블릿을 이용한 스마트 교육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무상원조 사업을 통해 우수한 교육 콘텐츠와 기술력을 과시하면서 시장을 개척하는 경우도 있다. 영어학습 콘텐츠를 개발하는 KT 계열사 KT OIC는 정부와 삼성전자가 케냐 가나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3개국에 설치한 ‘솔라스쿨’에 스마트 영어 교육 콘텐츠를 제공한다. 솔라스쿨은 컨테이너를 개량해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장착하고 전자칠판과 컴퓨터, 노트북 등 IT 기기를 갖춘 이동형 교실이다. 전기공급 환경은 열악하지만 햇빛이 풍부한 아프리카 지역의 특성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스마트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KT OIC는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맞춤형 영어 학습을 돕는 프로그램을 아프리카 학생들에게 지원하게 된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기획] 전자·IT 업체들, 첨단 기기·콘텐츠 앞세워 해외 교육시장 스마트하게 잡는다
입력 2014-06-18 0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