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태원은 경상북도 울진군 왕피천 하류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기수갈고둥(사진)이 집단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왕피천 하류에서는 기수갈고둥 약 4000 개체와 약 1만개 이상의 알주머니가 발견됐다.
기수갈고둥은 강물이 바닷물과 섞이는 곳(기수역·汽水域)에서만 사는데 그 중에서도 맑고 깨끗한 물에서만 발견되는 등 조건이 매우 까다로워 서식지가 제한돼 있다. 우리나라에선 남해안 일부 지역에만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었는데 동해안 수계에서는 처음 관찰됐다.
왕피천 하류는 인위적으로 막혀있지 않은 동해안 수계의 열린 하구로, 적정한 농도의 염분과 용존산소가 높은 청정한 하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어 기수갈고둥의 번식에 좋은 환경을 갖춘 것으로 분석됐다. 하구의 윗부분이 잔자갈로 이뤄져 있어 먹이인 부착조류 등이 풍부하다는 점도 집단 서식과 번식에 유리한 부분이라고 국립생태원은 밝혔다.
국립생태원 관계자는 “멸종위기 생물인 기수갈고둥의 서식지가 파괴되지 않도록 왕피천 지역에서는 다슬기 채취 등을 자제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세종=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멸종위기 기수갈고둥, 동해안서 집단 서식 첫 확인
입력 2014-06-18 0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