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뮐러(25)가 독일 대표팀의 월드컵 본선 100번째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대승을 이끌었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 이어 득점왕 2연패를 향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뮐러는 17일(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아레나 폰테 노바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G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페널티킥을 포함해 3골을 터뜨리며 팀의 4대 0 승리를 뒷받침했다. 이번 대회 첫 해트트릭이다.
뮐러는 이날 단 한 경기 출장만으로도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냈다. 전·후반 4개의 슈팅을 때려 3득점을 올리는 높은 골 결정력을 보였다. 후반 37분 교체될 때까지 10㎞ 넘게 뛰며 부지런히 움직였다. 또다시 득점왕에 오를 경우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2개 대회 연속 득점왕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골 결정력뿐만 아니라 노련함도 지녔다. 전반 37분 포르투갈 수비수 페페와의 충돌 이후 퇴장을 유도해 경기 흐름을 유리하게 가져왔다.
뮐러는 경기 후 “목표는 16강이고 이를 향해 나아가는 데 흔들리지 않으려고 한다”면서도 “내가 얼마나 더 골을 넣을 수 있을지 모르는 일”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남아공월드컵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뮐러는 득점왕과 신인상을 싹쓸이했다. 다비드 비야(스페인), 베슬리 스네이더르(네덜란드), 디에고 포를란(우루과이)과 5골로 동일했지만 도움(3개)과 출전시간(473분)을 따져 득점왕에 올랐다. 뮐러는 게르트 뮐러의 재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르트 뮐러는 1970 멕시코월드컵에서 10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에 오른 뒤 1974 서독월드컵에서도 4골을 기록하며 팀 우승을 견인했다. 폭발적인 득점력으로 ‘폭격기’란 별명을 얻었다. 독일 축구 사상 가장 많은 골맛을 본 선수로 축구팬들의 뇌리에 남아 있다.
둘의 성이 같은 데다 뮐러가 게르트 뮐러의 현역 시절 등번호(13번)를 그대로 쓰고 있어 둘의 유사성이 더욱 도드라진다. 게르트 뮐러도 “내 젊은 시절을 보는 것 같다. 토마스는 득점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는 선수”라고 극찬한 바 있다.
뮐러가 활약을 펼치는 동안 월드컵 최다득점을 노리는 미로슬라프 클로제는 벤치를 지켰다. 지금까지 월드컵에서 14골을 기록한 클로제는 최다득점자인 브라질의 호나우두(15골)에 한 골 차로 따라붙었다. 2002 한일월드컵(5골), 2006 독일월드컵(5골), 남아공월드컵(4골) 등 세 개 대회에서 득점포를 가동해 왔지만 클로제 없이 첫 경기를 대승으로 마무리하면서 클로제의 입지가 좁아지게 됐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원맨쇼… 혼자 골·골·골 훨훨 날았다
입력 2014-06-18 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