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 상반기 판매 분석해보니… 베스트셀러 ‘출생의 비밀’은 TV

입력 2014-06-18 02:50

올 상반기 출판업계의 유일한 키워드는 ‘미디어셀러’인 것으로 조사됐다. 출판 시장의 불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TV 등 미디어의 힘을 빌린 책들만 잘 팔렸다는 뜻이다.

교보문고가 17일 발표한 ‘상반기 결산 및 베스트셀러’를 보면 종합 베스트셀러 10위 중 7종은 이른바 ‘미디어셀러’였다. 미디어셀러란 각종 미디어를 통해 소개되거나 노출되면서 베스트셀러가 된 책을 말한다.

종합 1위는 케이트 디카밀로의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이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주인공이 이 책을 읽는 장면이 노출되면서 20∼30대 여성 독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3위 강신주의 ‘감정수업’과 9위 법륜의 ‘인생수업’ 등은 저자가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다. 또 TV 광고와 책 소개 프로그램에 소개되며 미디어셀러 반열에 오는 정여울 작가의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과 조조 모예스의 소설 ‘미 비포 유’는 각각 2, 4위에 올랐다.

미디어의 영향력이 막강해지면서 출판인들 사이에선 미디어 종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특정 도서의 미디어 노출이 독서 인구 확대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긍정적 의견이 많았던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교보문고는 “미디어셀러에 힘입어 해마다 큰 폭으로 줄어들던 20대 독자의 점유율은 상승했다”며 “다만 다양한 신간이 주목받을 기회가 빼앗겨 도서 유통시장의 활성화를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스트셀러 상위권 도서들의 판매 쏠림 현상은 둔화됐다. 베스트셀러 1위 도서의 판매점유율은 3.9%로 최근 5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재기 파문으로 베스트셀러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한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