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봉! 월드컵] 체면 구긴 무적함대, 칠레 잡고 명예회복 노린다

입력 2014-06-18 02:42
19일 새벽 4시(한국시간) 휘슬이 울리는 스페인과 칠레의 B조 조별리그 2차전은 물러설 곳 없는 디펜딩 챔피언과 다크호스의 피할 수 없는 맞대결이다. 경기 결과에 따라 B조 16강 진출 팀이 사실상 확정된다는 점에서 양 팀 모두 절실하다.

네덜란드에 1대 5로 패한 스페인으로선 패배는 곧 16강 탈락을 의미한다. 칠레에도 패할 경우 나머지 호주전 결과에 상관없이 16강 진출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같은 날 새벽 1시부터 열리는 네덜란드-호주전에서 호주가 이기면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무적함대’지만 포기하기는 이르다. 미드필더인 사비 알론소는 16일 기자회견에서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도 스위스와 첫 경기에서 졌지만 우승했다”며 “칠레와의 경기는 우리에게 완벽한 기회”라고 말했다. 스페인은 남아공월드컵 첫 경기에서 스위스에 0대 1로 패하고도 나머지 6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하지만 불안 요소는 여전히 남아있다. 남아공월드컵 7경기에서 2실점에 그쳤던 수비진은 첫 경기에서만 5골을 내줬다. 중앙 수비를 맡고 있는 헤라르드 피케와 세르히오 라모스는 네덜란드의 스피드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골문 불안도 숙제다. 두 차례의 결정적인 실수를 하며 골을 헌납한 이케르 카시야스를 재기용할지의 문제가 남아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골키퍼인 다비드 데 헤아도 부상을 입어 대체 자원의 폭이 넓지 않다.

호주를 3대 1로 꺾은 칠레 입장에서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가 한껏 기세가 올라 있는 네덜란드인 점을 감안해야 한다. 스페인과의 역대 전적에서 2무8패로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것도 부담이다. 지역예선 16경기에서 25실점을 한 수비도 불안요소다. 다만 1차전 경기를 통해 네덜란드가 스페인의 ‘티키타카’를 무너뜨리는 것을 지켜본 것은 적잖은 수확이다. 1차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알렉시스 산체스 등 공격진이 빠른 역습을 통해 스페인 수비를 괴롭힌다면 충분히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