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쿠이아바 입성 반우용 원정응원단장 “죽을힘 다해 대∼한민국 국민에 희망줄 것”

입력 2014-06-18 02:22
美 LA거주 이동천씨 부자
“대∼한민국!”

브라질 쿠이아바 공항에서 ‘붉은악마’의 우렁찬 응원 함성이 울려 퍼졌다. 붉은악마 회원들은 러시아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르는 태극전사들을 응원하기 위해 17일 오전(한국시간) 쿠이아바에 입성했다. 브라질 현지와 미국, 유럽 등지에서도 한국인 축구팬들이 속속 쿠이아바에 도착해 응원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붉은 유니폼 상의를 입고 공항 출국장에 나타난 회원들은 30시간 넘는 장거리 비행에도 지친 기색 없이 활기찬 모습이었다. 브라질로 원정 응원을 온 붉은악마 회원은 모두 120여명이다.

반우용(42) 응원단장은 “죽을힘을 다해 응원하겠다”며 “조별예선 경기 때마다 태극전사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전하겠다”고 밝혔다. 반 응원단장은 “대표팀이 힘들겠지만 당당한 모습으로 첫 경기인 러시아전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승리해 달라”고 주문한 뒤 “러시아전 승리로 국민들이 희망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붉은악마는 지난 2월 브라질 현지답사 때 한인회와 접촉해 공동 응원 방안을 논의했다. 러시아전에선 붉은악마와 브라질 교민 등 약 2000명이 경기장을 찾아 태극전사들을 응원한다.

공항에선 미국과 유럽에서 온 한국인 축구팬도 많이 눈에 띄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이동천(65)씨는 내년 대학교에 진학하는 아들과 함께 쿠이아바에 왔다. 이씨는 아들과 함께 2002 한일월드컵과 2006 독일월드컵, 2010 남아공월드컵에 이어 브라질월드컵까지 대회가 열리는 국가를 찾아 태극전사들을 응원하고 있는 열성 축구팬이다.

이씨는 “45년 전 한국을 떠났지만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에 축구 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다”며 “한국 선수들이 과감한 플레이로 16강을 넘어 8강, 4강까지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를 보는 시야가 넓은 박지성을 가장 좋아한다”며 “이번에 대표팀에 들어왔으면 좋았을 텐데 은퇴를 해서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응원을 온 ‘해외파’ 붉은악마 회원 정지애(38)씨는 “한국 선수들 중 기성용을 가장 좋아한다”며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2승1패로 16강에 진출할 것으로 믿고 있다”며 파이팅을 외쳤다. 2006년 이탈리아로 이민을 간 정씨는 공항에서 1시간쯤 기다린 뒤 오랜만에 붉은악마 회원들을 만나 얼싸안고 펄쩍펄쩍 뛰었다.

쿠이아바=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