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관찰 예능 프로그램에서 톱스타들이 내레이터 역할로 참여해 주목 받고 있다. 브라운관에서 보기 힘든 스타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다 이들이 극을 이끄는 주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과거 신뢰감을 주기 위해 안정된 톤의 배우들이 다큐멘터리 내레이터로 활약해 온 적은 많았지만 예능에서 이들의 새로운 역할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은 달라진 예능 포맷과 관련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지난 7일 방송된 MBC 예능 ‘무한도전’에선 SBS 예능 ‘정글의 법칙’을 패러디한 ‘배고픈 특집’이 전파를 탔다. 원주민 복장을 하고 게임에 임한 멤버들과 함께 ‘정글의 법칙’ 내레이터로 활약 중인 가수 윤도현(42)이 목소리로 참여해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줬다. 가수 성시경(35)의 전매특허 인사말 “잘 자요”는 지난 11일 밤 SBS 예능 ‘도시의 법칙 인 뉴욕’에 등장하기도 했다. 데뷔 후 최초로 예능 내레이션 작업에 참여한 그는 부드럽고 친근한 목소리로 뉴욕에서 고군분투하는 멤버들의 상황을 설명,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처럼 내레이터는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극에 적극 개입해 출연자들의 속마음을 전하거나 극에 활력을 주는 인기의 일등공신 역할을 해낸다. 이들의 목소리는 아들을 군대에 보낸 엄마로, ‘고무신’이라 불리는 여자친구로, 아이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에선 아빠 엄마로 변신하기도 한다.
현재 MBC 예능 ‘일밤-아빠 어디가? 시즌 2’에선 시즌 1에 직접 출연했던 ‘준수 아빠’ 이종혁(40)이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천진난만한 에피소드를 설명한다. 동시간대 방송중인 KBS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선 정통 여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파일럿 프로그램 당시 내레이터였던 유호정(45)에 이어, 채시라(46)와 신애라(45)가 힘을 보탰다. 직접 아이를 키워본 입장에서 이들의 안정된 목소리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
군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MBC 예능 ‘일밤-진짜 사나이’에는 가수 아이유(본명 이지은·21), 미쓰에이 수지(본명 배수지·20) 등 ‘군통령’의 응원부터 배우 김미숙(55), 최유라(47)가 엄마의 마음을 따뜻하게 표현해냈다. 현재는 배우 김민정(32)이 통통 튀는 목소리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최근 SBS 예능 ‘룸메이트’에선 10명의 출연자들이 내레이터로 직접 참여한다. 화면 속 상황에 직접 개입, 각 멤버들의 행동을 해석하면서 실제 상황에선 드러나지 않던 속마음을 전달하는 역할이다. 이들의 목소리는 제작진의 의도를 자연스럽게 프로그램 속에 녹이면서 에피소드를 이끌어 가는 역할을 한다.
한상덕 대중문화평론가는 “등장인물이 많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상황을 정리하고 제작진의 시점을 개입시키기 위해 상황을 설명해주는 내레이터가 등장하고 있다”며 “보조수단이었던 내레이터가 주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스타들 입장에서도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활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기 때문에 내레이터 역할을 선호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김미나 기자
톱스타들 ‘관찰 예능’ 내레이터 활약 많다… 성시경·채시라·신애라 등 호평
입력 2014-06-18 02:06